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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과 개념설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

개념설계의 개념은 국가 R&D 과제 기획시스템에 먼저 반영되어야한다.

쭉 얘기해오지만, 선진국과의 격차가 몇년인지 제시하면서, 그걸 따라잡으려면 어떤어떤 기술이 필요하다고 얘기해야하는데,

솔직히 말해 개념설계가 그렇게 정량적으로 순식간에 딱 나오는 게 어디

 흔할까?

사업계획서 쓸때 전문가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기술개발은 거의 다 되었는데 시장진입을 위한 scale-up이 잘 안되어서 신청하는 것이라고 써야 채택확률이 높다."고...

기존시장은 이미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어야 투자자든 정부든 돈을 내놓는다고...

에이~ 까놓고 얘기해볼때 그런 신사업꺼리가 어딨나..

조금이라도 시장형성된 건 들어가는게 아니다. 먹을게 별로 없다. 시장이 형성된게 가시적으로 보이는 시기라서 남들도 비슷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본이 많은 경쟁자를 이기기는 쉽지가 않다. 그렇게 기존 경쟁사들과 피튀기게 경쟁하면서 사업을 해야할텐데 한가하게 기술개발이나 하라고?

진짜 기술개발이 필요한 단계는 시장형성 직전의 단계다.

하지만 이런 시기의 아이템으로 사업계획서 쓰면.. 정말 많은 사람에게서 외면받는다. 하긴 스타벅스도 그랬다고 하지.


신소재개발부터 상품화까지... 

대기업다니면서, 그리고 나와서 컨설팅하면서 많은 회사들이 원천기술개발하고 그걸 상품화하는 과정을 쭉 지켜봤다.

그러나 어느회사도 맨처음 소재개발시점부터 최종 성공의 모델은 어떨지 제대로 그리고 하는 적이 없었다. 그저.. 계획된 제품을 만들수 있다라고 하면 그게 성공인듯 단순히 제품의 양산화에만 목표를 집중했다.

그러나, 어떤 제품이 성공하려면 생산도 생산이지만 판매시장과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해야할지도 함께 고려해야한다.


예를 들어, 칼로리가 0인 저칼로리 설탕대체소재를 만든다고 하자.

지금까지 봐온 바로는 그냥 소재만들면 성공이고 그때부터 판매를 독려한다. 설탕보다 가격이 얼만큼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칼로리 저감생각하면 이득이라고 설득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게 빠졌다. 저칼로리 감미료의 대명사인 자일리톨도 비로소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까지 출시후 30년이 걸렸다.

개발사인 Danisco는 계속 판매확대를 위해 여러가지 마케팅활동을 벌였지만, 롯데에서 자일리톨껌을 출시할때까지는 투자대비 성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자일리톨이 껌에 많이 쓰이게 된건.. 개별 기업의 노력도 있었지만 사회가 그걸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바뀌었다는 것도 무시못한다. 때를 만난 것이다.


자일리톨이 성공하니 비슷한 감미료를 만들겠다고 여기저기서 뛰어든다.

그 소재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시장은 자일리톨이 도입되던 시기와 또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신소재 사업에 성공하려면 시대와 시장의 흐름을 읽어야한다.

그걸 어떻게 캐치할 것인가.. 한편으로는 발로 열심히 뛰어야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계속 자료를 서칭하고 고민, 연구해야한다.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데에도 개념설계가 필요하지만, 식품같은 소비재에선 시장안착시키는데에도 비슷하게 개념설계가 깃들여져야한다.

개념설계도가 있어야 사업전략도 잘 구성할 수 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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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없는 게 아니라 스케일 업을 못 하는 게 한국 기업의 문제라는 것인가.


"스케일 업은 오랜 시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임시변통을 잘하고 융통성 있게 단계와 과정을 생략하면서 실행을 빨리 하는 사람을 유능하다고 평가해왔다. 실행 과정에 편법과 불법이 있었기 때문에 기록을 남길 수 없었다. 한국 엔지니어들이 개인적 역량은 선진국 못지않은데도 창의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문화를 도입하겠다며 복장을 자유화하고 호칭을 바꾸고 있지만 어떤 일을 할 때마다 반드시 기록을 남기고, 과거 기록을 참조하도록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매뉴얼을 무시하고 융통성 있게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매뉴얼대로 해나가면서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기록하고 매뉴얼을 업데이트하도록 해야 한다."


―고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스케일 업은 프로세스다. 작은 규모로 조금씩 다르게 계속 시도하는 것이다. 영점(零點) 사격과도 비슷하다. 선택과 집중으로 단번에 목표를 맞추는 게 아니라 한 발 쏘고 조정하고 다시 쏘는 식으로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목표에 접근해가야 한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 똑같은 일을 반복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고수가 될 수 있다. 한국 기업에는 이런 고수가 거의 없다. 대부분 리더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효율만 추구해온 사람들이다. 시행착오로 축적한 역량, 남들이 갖지 못한 고유한 경험이 없다. 신참자들보다는 더 빨리 일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가 해소된다. 한국 기업이 개념 설계 역량이 없다는 것은 고수가 없고, 고수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1/2017072101680.html?right_ju#csidx7b73ee49a0c4037906649c3e1a88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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