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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생산자 품목조직화에 대한 첨언

한국농업의 미래를 이끄는 건 기술보다도 사람이 앞서야...

한국 농업은 이상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흉년이 들면 흉년이 들어서 문제.. 풍년이 들면 남아도는 재고와 가격폭락때문에 문제..

흉년보다 풍년일때 농민은 더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농업생산자 품목조직화" 이다.


더 알아보기.. "생산자품목조직화란..?"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21697


대의적으로는 농업생산자품목조직화에 찬성.

그러나, 방법론적으로는 아직은 좀.. 그렇고, 좀더 좋은 방법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품목조직화는 어찌보면 개인의 선의와 열정을 바탕으로 조직이 되는데.. 규모가 커지고 참여자가 늘어나면 소규모일때와는 달리 컨트롤이 잘 안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무엇보다도 현장엔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생산자들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늘 항상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보상과 제재가 따라야할 것이다.


또하나 아쉬운 점은..

지금처럼 농가가 단순히 커진 수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이가 단순히 몸집만 커진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닌 것 처럼..

내려진 큰 뿌리에 새로운 뿌리가 갈라져 나오고, 그 갈라진 뿌리에서 또 새뿌리가 갈려나와 무수히 많은 잔뿌리들이 뻗어있어야 그 나무는 비바람, 가뭄, 태풍 등등 극복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을 극복하고 늘 꼿꼿이 서있을 수 있는 것 처럼..

조직화된 농업이 단순히 재배생산, 공급물량조절을 통한 가격조절만한다면 언젠가 닥쳐올 미래의 위기를 극복해내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에 좀더 뿌리를 내려야하고, 하나의 품목조직이 그 마을에 모든 것을 관리하고 영향을 줄 정도로 밀착형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재배생산부터 가공, 첨단기술사업, 경관 및 레저, 토목건축까지 모든 것이 계획되어 있는 큰 그림을 짜고 있다.


컨트롤타워라는 말을 끔찍이 싫어한다.

컨트롤 타워라는 걸 중심으로 일을 추진해버리면 초기의 선한 의도와는 다르게 세대가 이어지면서 권력화되기 쉽다. 이미 그런 곳들을 너무 많이 봤다. 대표적 사례가 생협.

철저하게 개별 농가에게 자율권을 주고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돕도록 해야한다. 참여자는 꾸는 꿈의 크기와 노력만큼 응당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교조적이지 않으면서 개인에게 자율을 주고, 그런 개인이 모여 하나의 큰 움직임을 만들려면... 시스템 OS를 어마어마하게 잘 짜야한다.

예전엔 종교 또는 종교에 버금가는 신앙이 그런 역할을 했었다. 신앙촌, 유기농 운동이 다 그런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종교가 아닌 정말 시스템상 관리를 통한 개별 생산자들을 유기적으로 엮는 작업... 정말 어렵고도 고된 일이 될 것이다.


품목조직화는 하나의 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라고 생각한다.

어린 묘목이 풍파를 견디고 하나의 어엿한 나무가 되는 순간..

그때부터는 혜택을 같이 누릴 수 있는 그런 시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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