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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선물거래와 한국농업의 발전방향

농업에 대자본이 필요한 이유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CBOT방문.

6년전 그때 그 방문 이후로 난 미국유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한국의 농업을 위해 일할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hicago Board Of Trade, CBOT)는 세계 최대의 선물거래 시장이다.

CBOT기원이 농업역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데...

18세기 미국에서도 풍년이 들면 농업생산물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 폭락해서 망하고.. 흉년이 들면 흉년들어서 어렵고.. 어쨋거나 농민들은 손해보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1년후 수확물에 대해 선금을 주고 거래하는 선물거래를 할 수 있는 CBOT가 생겨나면서(1870년) 농민들은 풍년이든 흉년이든 수익걱정할 것 없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고.. 선물거래 상인들은 어떤해는 이익, 어떤해는 손해를 보지만.. 선물시장의 헤징기법등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를 추가함으로써 어쨋든 이익을 보게 되면서 농산물의 활발한 거래가 시작 되었다.


한마디로 밭떼기가 발전한 거라 볼 수 있다.

CBOT선물거래소가 생긴 이후 말그대로 농민들은 판매 걱정없이 농사만 열심히 지으면 되었다. (다들 이런 그림 원하지 않던가?)

http://blog.naver.com/ttess7/130003472683

한국의 상황을 생각해본다.

한국의 농산물은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거의 거래가 이뤄진다.

가락농수산물시장의 시세가 한국의 농산물유통가의 지표.

하지만, 거기서 거래하는 상인들은 자본이 충분치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 결국 한번 잘못 거래하면 쪽박을 찰 수도 있는 위험한 거래를 하기 때문에.. 밭떼기할때는 최대한 가격을 후려치는 것이고.. 경매가는 높게 받으려 한다.

제대로된 밭떼기, 즉선물거래를 하려면 리스크 회피를 위해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자본력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그런 자금규모로 농산물 유통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은 농협이 유일하다.

근데 그 농협이 전근대적, 근시안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한국 농업이 시궁창인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농협 독점구조가 되다보니 현실에 맞는 제도개선이 이뤄질 턱이 없는 것이다. 


자본의 농업참여를 막고 있는데.. 작금의 농업현실이 개선될까?

대기업에서 농업참여를 생각하고 있을때.. 나에게 자문을 의뢰한다면.. 한마디로 얘기할 것이다. 

"CBOT" 아시죠? 세계 최대의 선물거래소. 농산물 선물거래를 하게 되면 선물거래 기법과 경험을 얻을 수 있으니. 이건 농업이 아니라 최신 금융기법에 대한 학습이 되는 좋은 사업입니다.


농산물로 이득 보려면 6차산업을 먼저 해야하는게 아니라 선물거래가 활성화되고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이뤄져야한다. 선물거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예측가능한 선물거래를 하기 위해 6차산업이 필요한 거다. 이렇게 반대로 생각해야한다.


유감스럽게도 여태껏 농업참여에 관심있는 대기업은 절대 금융쪽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유리온실을 지어 생산물을 전량 해외에 수출하겠다던가.. ICT기술을 접목한 최신 영농기법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한다던가.. 그런 정도인데.. 농업을 그런 식으로 바라보면.. 내 생각으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리스크 헷징이 안되어서 필패한다. 


1차산업의 진정한 가치는 미래에 대한 수요예측. 그리고 그게 들어맞았을 경우 어마어마하게 거둬들일 수 있는 부..에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원재료자원을 가지고 있다는게 얼마나 축복인지 모른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쌀이 남아 돈다고 쌀생산량을 줄여 가격조정해보겠다고 하는 것에 반대한다. 왜냐면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물량을 좀 만져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되는 유일한 농산물인데.. 그걸 줄이겠다는 건 다시 원시농업으로 가자는 얘기다.


장차 영농조합에 뛰어들 거라 했다.

쌀에 대해서는 미래수요를 예측하고 리스크를 헷징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세미나때 여러가지 쌀가공품에 대해 얘기할텐데.. 언급된 거 거의 대부분 사업계획에 들어가 있는 것이고.. 그렇게해서 얻은 이득은 쌀 산업 및 유통구조 고도화에 재투자할 것이다. 딱 10년만 돌리면 답이 나올 것이다.

정부처럼 매년 그해 쌀가격을 고시하고 매입할 것이다. 정부와 다른 점은 파종전 미리 고시하는 점이다. 그 가격을 보고 농사를 지으려면 짓고. 맘에 안들면 다른 데에 팔던지 다른 작물을 농사 지으시라는 뜻이다. 목표가가 정해졌으니 열심히 농사만 지으면 되시는 거다. 풍년이 들어 쌀이 많이 나오면 더 좋다. 그만큼 더 이득이니까.


마지막으로.. 농산물 선물거래는 돈만 있다고 되는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미래 생산량에 대해 예측하는 기술. 그리고, 계획대로 안되었을 경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적용시켜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길이 세계 1위의 곡물메이저가 된 이유도 바록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서 였다. 그래서 농업이야 말로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융복합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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