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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 미완성된 녹색혁명의 완성이 필요하다.

한국농업의 차원을 달리해야...

< 한국 농업... 미완의 녹색혁명 완성이 필요 >

농산업계 신문들을 보면, 거의 다 빼놓지 않고.. 탐욕스런 거대자본, 신음하는 우리농민.. 이런 논조다.

사설부터 인터뷰까지 어찌 논조가 그리 차별화가 안되는지.. 신문사는 달라도 기사는 거기서 거기.

근데, 수십년간 내려온 그런 논조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다.

간간히 다른 언론사에서 다른 농업이야기를 전해줘도 "호기심" 이상의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농업계 언론사의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물안 개구리 하고 있는 동안 글로벌 농업은 참 많이 바뀌었다.

이분들은 그 흐름을 왜 캐치하지 못하는 걸까?


GMO가 최초로 시판된게 고작 20년전이다.

GMO는 글로벌 농업을 완전히 뒤바꿔놨다.

유럽에서는 자국 농산업 보호를 위해 GMO반대 운동이 있어왔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GMO재배를 통해 급속히 농산물생산량이 늘었다.

증가된 농산물 생산은 기존 농산물 유통 판도를 뒤흔들었고..

유전자 조작 기술이 미래 농업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직까지 GMO가 개발되지 않은 쌀과 밀은 전통적인 생산국이 아직 강국이지만..

밀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쌀은 태국.. 등등

인도의 면화, 남미의 옥수수와 콩처럼 GMO가 적극 개발되고 새로 경작된 곳은..

기존의 생산지를 제치고 전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바라보는 GMO는 그저 프랑켄푸드일 뿐..

그게 농산업의 본질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고 있다.


2014년.. 드디어 쌀수입이 전면 개방되었다.

기존 농민단체들은 정부에 쌀수입개방 중단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국제 상황이 우리만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얘기할 수 없다며.. 전격적으로 쌀수입개방을 실시한 것이다.

왜 외국 쌀은 국산쌀보다 가격이 싼가.. 잘 생각해보면..

외국 쌀은 거대한 경작지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인건비가 거의 안들어가게끔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태국같은 곳은 1년에 3번도 쌀을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에 토지이용효율이 장난 아닌 수준이다.

그런데, 눈여겨봐야할 곳은.. 같은 동남아지만, 필리핀은 쌀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수입국이다.

기후조건은 엇비슷하다. 사람들? 필리핀 사람들이 특별히 게으르다거나 그렇진 않다.

두 나라의 쌀생산량 차이는 바로 "자본을 얼만큼 받아들여 산업화되었느냐"가 갈랐다고 얘기해도 과언은 아니다.

태국은 말만 동남아지 쌀재배 시스템은 유럽이나 미국등으로부터 받아들여 완전히 공장화되었다.

반면 필리핀은 마르코스 시절 독재와 반자본정서로 인해 외국 산업자본이 정착할 수 없었다.

그결과, 태국은 쌀생산성이 세계 최고수준을 달리는 반면.. 필리핀은 천혜의 자연조건에도 세계에서 몇째안가는 쌀수입국이다.


한국의 쌀시장을 노리는 게 중국이나 미국 뿐만 아니다.

세계 제1의 쌀수출국 태국, 그리고 최근 태국의 산업모델을 쫓아가고 있는 베트남 등도 굉장히 적극적이다.

정부가 쌀시장개방을 미룰수 없다고 판단한 배경엔

미국한테야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 지위로 인정해달라고 얘기하면서 미뤄달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태국이나 베트남에게 한국은 농업에 있어 개발도상국이니 쌀시장 개방은 힘들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걔네들이 인정해줄까?

GMO문제, 쌀수입 개방문제 등을 보면서 느끼는 건.

농민관련 단체들의 글로벌 농업시장에 대한 정보, 지식, 판단력이 굉장히 뒤떨어져있다는 것이다.

한국농업은 70년대 보릿고개 해방과 80년대 쌀자급률 100% 달성이후 눈에 띄는 발전이 없다.

국가적으로 농촌에서 경제활동인구를 뽑아내어 공장으로 보내는 정책을 계속하다보니..

농촌에 새로운 인재들이 자리잡을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농산업 수준으로 볼때..

한국은 이제 갓 자급자족형 농업을 벗어난 수준이라고 한다면..

외국은 농산물을 상품으로 만들어 대량유통시키는 수준에 진입했다.

옛날엔 미국과 유럽만 그럴 수 있었는데..

이젠 GMO등의 기술을 받아들인 인도, 중국, 브라질 등이 있고, 선진국의 자본과시스템을 받아들인 태국, 베트남 같은 나라들도 이런 수준에 합류했다.

중국은 아직 공업쪽으로의 인구유입을 유도하는 편이지만, 미래농촌 부흥을 위해 신기술개발과 자본투입등을 준비하고 있다.

비유하면, 우리나라농업은 죽창으로 무장한 동학농민군 수준이고..

외국은 최신식 총과 대포로 무장한 최신군대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해도 이길수 있을까?


한국 농업계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 농업에 자본이 들어오면 환경파괴가 어쩌고 저쩌고 얘기를 하는데..

그렇게 들어온 산업자본이 가져다준 일자리창출과 경제활성화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농민들의 소득은 전 국민중 맨 밑바닥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자본의 탐욕때문이 아니고, 산업화되지 못한 농산업구조가 저생산성, 저부가가치에 머물러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이 좋고 자연그대로가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도시에 사는 외지인들이고..

농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좀더 많은 소득. 윤택한 생활이다.

귀농귀촌이 잘 안되는 이유는 농사지어서 입에 풀칠할수 있겠냐라고 생각하듯 생계문제가 확실히 해결안됐다는 점이 가장 핵심인것 같다.


진정한 의미의 녹색혁명은 농업혁명이 배곯는 걸 해결하는데에서 그치지않고 어서 빨리 산업화된 농업시스템으로 전환하여 농업이 다른 산업과 유기적 연관성을 맺고 공동번영하는데에 있다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주장해온 농업의 방향은 나만 잘해보려고하는 외고집과 별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난 지금 이대로 내 방식대로 살테니까 정부건 도시인들이건 우리한테 맞춰라... 이런 자세로는 진정한 발전이 이뤄지기 힘들다.

난 기술자지만 기술이 가져올 농업혁명을 예견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혁명만 추진할것이 아니라 농산업이라는 비즈니스시스템을 완벽히 뒤바꿔놓을 모습까지도 충분히 예견하고 대비해야한다.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현상들에 대해서만 반대하고 거부할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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