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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농업의 가치 찾기

이제 선문답은 그만할때...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9076

좋은 말씀은 많이 하셨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앞뒤가 안 맞는다.

식량자급률이 심각하게 낮아 자급률을 올리자는 건 지극히 정상인 얘기지만, 어떻게.. 에 대한 언급은 없다.

유기농? 무농약? 이건 가격 때문이 아니라 이런 농법으로는 생산성이 엄청 뒤쳐져서 식량자급률이 오히려 하락한다.

농지가 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고 땅값상승만 노리는 비경작지주들이 양산되는 실정이 문제이긴하다. 그러나, 농토개념이 아닌 상위개념의 국토 이용효율을 보면 농지는 택지로 분양할때보다 그 가치가 훨씬더 못하다. 그래서, 자꾸 농지를 택지로 형질전환 시켜 분양하려고 하는 것이다.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매우 낮기에 당연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 땅에서 많은 농산물이 생산되어 국내 식량수요량의 과반을 공급한다고 할때... 과연 택지개발이 우선이라고 형질전환시킬 수 있을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얘기가 아니다. 농지생산성을 대폭 올리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에 정부에 요구할 건 해야한다.


이도 저도 아니고.. 독일은 농민을 보호한다던데.. 월급주면서 보호한다던데... 이런 이야기는 전혀 공감할 수 없다.

독일은 농촌인구가 줄고 농토를 보전해야할 필요가 있으니 그런 건데.. 그러면서도 그 적은 인구로도 우리나라보다 많은 농산물 생산을 해낸다. 한국 농업이 국민 식량 공급에 과연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만약 수입농산물 공급이 전면 차단된다면 우리 국민들은 쫄쫄 굶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식량안보론을 이야기하기전에 우리 농촌의 생산력부터 회복해야한다. 시장수요보다 조금만 많이 생산해도 갈아엎는 현상이 이렇게 매번 발생하면 현재 식량자급률을 올릴 수가 없다. 일례로 수입밀을 대체하겠다고 밀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 밀자급률이 올라갈까? 이건 누가봐도 아니오 라고 대답한다. 연간 200만톤의 밀을 수입하는데 국산밀로 대체는 커녕 연간 생산량 1만톤만 넘어가도 남아돈다고 난리다. 이런 상황에 식량자급률을 올리자는 건 현실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공허한 얘기다.


한국 농업의 가치는 정부에게 보호해달라고 요구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외국 농산물에 맞서 조금이라도 시장대응을 할 수 있고 역량도 쌓이게 되면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보호해주자는 얘기가 절로 나올 것이다. 식량자급률을 올릴 수 있는 전략과 전술도 없으면서 식량안보와 식량자급률 향상을 얘기하는 것이 참 싫다. 

난 우리밀 보호? 또는 살리기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연간1만톤 수준의 생산량을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다.

최소 식량자급률 10%이상. 즉 연간 20만톤 이상의 국산밀 생산을 목표로 노력중이다.

가능하겠냐고? 물론 가능하다. 그정도도 못하면 안하는게 낫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밀 정부보조금을 받는다. 그래서 그렇게 싸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도 정부 보조금을 받아 공급해야한다. 단, 보조금받아도 수입밀의 2~3배인 가격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그정도는 기술과 사업모델의 업그레이드로 해결가능하다고 본다. 유럽농업에서 반드시 봐야하는 건.. 가격을 결정하는 기술과 사업모델이다. 지금처럼 정부가 농민에게 월급을 준다던데.. 이런 것만 보고 올게 아니다. 

미국과 유럽등 농업선진국의 특징은 농업생산과 유통모델이 대단히 집약적이고 고도의 생산성을 갖는다는데 있다. 우리 농업을 이렇게 변모시키지 못하면.. 정부가 아무리 보조금을 쏟아부어도 지금 수준에서 절대 올라갈 수 없다. 이미 정부는 보조금 투입을 통한 농촌경제 활성화에 대해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 농업예산 일부가 기재부의 반대로 삭감되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진심으로 기존의 농업전문가들에게 바라는 건... 농업의 가치 같은 선문답말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구조를 업그레이드시킬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고 실천해서 농가소득을 올리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먹고살 걱정은 안하게 만드는 데 노력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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