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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식품신소재의 강국 핀란드

대표적인 식품 클러스터 성공 사례

   한국인들에게 핀란드라는 나라가 주는 이미지는 어떤 것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호수와 자연환경, 우수한 교육 시스템, 사우나의 원조, 노키아를 생각할 것이다. 식품산업에서의 핀란드는 나라이미지에 걸맞게 우수한 기능성 식품신소재를 여럿 개발한 실적이 있는 기술적으로 앞선 나라이기도 하다. 핀란드는 주어진 자연환경을 핀란드에서 최초로 개발되어 글로벌 시장에 널리 판매되고 있는 식품 신소재를 소개하고자 한다.


펄프 부산물을 정제하여 만든 자일리톨      

   핀란드는 국토의 69%가 삼림으로서 타이가라고 불리는 빽빽한 침염수림 지대가 위치하고 있다. 풍부한 삼림자원 덕분에 일찍이 임산가공 및 제지산업이 발달하였으며, 핀란드의 대표적 기업인 노키아도 핸드폰 제조사로 변신전에는 제지회사였을 정도로 제지산업은 이 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2차대전 당시 독일편에 섰던 핀란드에서는 전후 소련에 막대한 배상금을 물게 되면서 기존 산업보다 더 혁신적이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핀란드 정부에서도 이를 유도해내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다했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의 말에 따르면 핀란드에서는 이노베이션과 융복합기술개발 개념 기반에서 정부주도로 대기업과 정부연구소, 학계, 그리고 중소기업과 창업기업들이 융합된 식품클러스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결성된 핀란드의 식품 클러스터에서 최초로 만들어낸 제품이 바로 목재 펄프 부산물로부터 개발한 자일리톨이다. 자일리톨은 핀란드의 대표적 설탕회사인 핀슈가(Finnsugar)에서 1972년 개발출시되었으며, 충치 비우식성, 저칼로리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Fazer, Leaf와 같은 핀란드 제과사에서 다양한 제품이 개발, 판매됨에 따라 핀란드의 대표적 식품 신소재가 되었다. 이후 핀슈가가 쿨토(Cultor)로 회사명을 변경한 이후에도 대표제품으로 자리를 유지하다가 1999년 쿨토사가 글로벌 식품소재기업인 다니스코(Danisco)에 인수합병되면서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추게 되었고, 이후 2011년 듀퐁(DuPont)사가 다니스코사를 인수하면서 현재는 듀퐁의 대표적인 감미소재로서 판매되고 있다.

  핀란드 자작나무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자리잡아서 자일리톨은 핀란드산 자작나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자일란을 가지고 있는 식물조직이라면 얼마든지 자일리톨의 원료가 될 수 있다. 현재는 전세계 자일리톨 생산량의 약 80%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데, 대부분의 중국 자일리톨 업체들은 옥수수에서 전분당을 만들면서 생기는 부산물인 옥수수속대를 재가공하여 자일리톨을 생산함으로써 폐기물을 줄이고, 수익과 제품경쟁력을 동시에 챙기고 있다. 한편, 90년대 말 한국에서도 폐자원인 볏짚을 이용한 자일리톨 생산 기술이 개발된 사례가 있으나, 원료 수급 불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등으로 인해 실용화되지 못하였다. 

    


핀란드 국민의 건강소금팬솔트

  소금 내 나트륨을 칼륨으로 치환하여 만든 대체소금, 팬솔트(PanSalt)는 1980년대 후반 헬싱키 의대 Heikki Karppanen 교수가 개발한 제품으로서 이 제품 역시 식품 클러스터 조직에서 개발되고 사업화되었다. 헬싱키 의대에서 개발한 시제품을 같은 푸드 클러스터에 있던 제약회사 Orion Group에서 마케팅 및 사업화를 담당하여, 한때는 핀란드 내 1000여개의 제품에 사용되었고, 일반 소비자 대상 소금 판매량중 약 40%를 차지할 만큼 크게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팬솔트는 2006년부터 국내에도 소개되어 판매되고 있다.

  팬솔트의 성공요인은 우선 대학과 기업간 효과적인 업무분담에 따라 사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고, 특히 과학적 효능 연구에 연계되어 전문기업에서 적절한 마케팅 자원을 투입하여 핀란드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개척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또한, 핀란드 정부에서는 1970년대부터 식품에 나트륨 함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정책을 펴서 나트륨 저감 소재가 일찍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자국에서 개발한 팬솔트 사용 권장 켐페인과 함께 나트륨 섭취를 30%이상 감소시켜, 결국 이것이 핀란드인의 평균수명을 5년연장하는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팬솔트의 제약요인도 있는데, 우선 신장이 안 좋은 사람에겐 과다한 칼륨 섭취가 오히려 신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사용조심을 권장한다. 또한, 나트륨을 대체한 칼륨이 수분흡수력이 좀더 강하기 때문에 팬솔트는 공기중에 놔두면 고화가 빨리 일어나 돌덩어리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리므로, 이를 막기 위해 고결방지제를 첨가할 필요가 있다. 한국처럼 식품첨가물에 민감한 시장환경을 가진 국가에서는 이 부분도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


       

핀란드산 베스트셀러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GG

  락토바실러스 GG는 유산균 중에서 우수한 생존력과 번식력으로 인해 유명한 유산균계의 베스트셀러라고 불린다. 락토바실러스GG는 1983년 미국의 Gorbach와 Goldin교수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 1985년 미국특허등록을 거쳐 1990년 핀란드 Valio사에 의해 처음 출시되었다. 락토바실러스 GG의 균주분리 및 특허는 미국에서 진행되었지만, 핀란드에서 가장 큰 유제품 회사인 Valio가 사업권을 가지게 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Valio는 핀란드내 연구소들과 함께 락토바실러스 GG의 건강기능성 효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 락토바실러스 GG는 관련논문수 800편 이상, 200여건 이상의 임상실험 결과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효능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는 유산균 제품이 되었다. 락토바실러스 GG는 당초 얘기되었던 장기능 개선 및 배변활동 촉진 등의 기본적인 유산균 특징 말고도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다른 건강기능성 효능을 연구하여 매년 50편이상의 자료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13년 열린 한국유산균학회 주최 국제심포지엄에서 락토바실러스 GG가 면역 증강, 아토피 개선, 감기예방 등의 면역 관련 효능을 가지고 있음이 발표되었다. 최근에도 Valio는 락토바실러스 GG의 시장가치를 높이기 위해 핀란드내 연구소와 신규 건강기능성 및 제품개발기술등에 집중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방흡수를 줄여주는 천연 식물성스테롤베네콜

  베네콜은 대두유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식물 스타놀 에스테르가 주성분이고 콜레스테롤 저하 효능을 갖는 식물성 스테롤 제품으로서, 핀란드 라이시오(Raisio)사에서 1990년대 말 개발하여 전세계 30여개국에서 판매중이다. 베네콜은 전세계 식물성 스테롤 시장에서 2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리딩 브랜드이며, 마가린, 요구르트등 베네콜을 사용한 다양한 응용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시장확대중이다. 베네콜내 식물스타놀에스테르를 일일 3.4g 섭취하면 콜레스테롤흡수가 유의한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하며, 단 식물스타놀 에스테르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E(토코페롤)의 섭취를 방해할 수 있다고 하니 사용시 소비자들의 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핀란드는 이렇듯 오래전부터 산학연,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식품클러스터 활동이 활발하여 기능성 식품신소재에 관한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정도의 강국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전북 익산 식품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국내 산업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식품 산업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핀란드의 식품 클러스터를 참고하면 좋은 벤치마킹 모델로서 활용할 가치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푸드 클러스터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 연결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이에 연구자원 및 자본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면 성공가능성이 좀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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