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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성의 원리

식품과학도라면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87133


물성의 원리라는 책이 있다.

지난주 출시된 따끈따끈한 책인데, 그동안 식품과학의 영역에서 중요하지만 잘 언급은 되지 않았던 물성의 원리를 아주 잘 풀어쓴 책이다.


이 책을 쓰신 최낙언 대표님과의 만남에서 나도 식품물성과 분자간 관계에 입문하게 되고, 식품 R&D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으니.. 이 책의 출간이 참 반갑다.


그동안 식품물성을 쓴 책은 여럿 있었으나, 매우 어렵고 복잡한 용어들로 가득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이유는 저자들도 식품의 물성을 이해하지 못한채 외국 문헌들을 보고 대입시키기만 한 터라 누군가에게 이해가능하도록 설명하기가 깨나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식품은 영양, 향과 맛, 그리고 물성의 3요소로 구성된다.

앞의 둘은 그동안 연구가 제법 많이 진행되었으나, 물성은 식품선진국들만 잘 아는 아주 하이테크한 영역이라 우리나라에선 제대로 된 식품물성 강의를 듣기가 참 어렵다.

식품물성은 식품 가공중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면서, 다시 지식으로 체화하는 과정이 반복되어 쌓이는 거라 제품을 많이 다뤄보고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면 그 깊은 영역까지 이해하기가 참 힘들다.


일례로 유화의 기술을 배울때는 보통 물과 기름을 섞는 것이라고 배운다. 유화제는 물과 기름을 섞을때 잘 섞이도록 만들어 주는 물질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분자단위로 물성을 이해하게 되면.. 유화는 물과 기름을 분자단위로 잘게 쪼개어 균일하게 분포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게된다. 유화제는 쪼개진 각각의 물과 기름의 분자가 주변의 자기 동족과 결합하여 더 큰 분자가 되려는 자연현상을 방해하는 물질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유화란 단순히 물과 기름만 혼합시켜주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 특성이 다른 물질을 잘 혼합시켜 줄 수 있는 기술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연구원으로 근무할때 2종류의 서로 다른 기름을 섞으려고 하니 일본 첨가물 회사에서 적당한 유화제를 추천해 주었다. 당시 팀장님은 "아니 기름과 기름을 섞는데 왠 유화제를 넣냐? 맞는 해결방법이냐? 원래 유화제 안 넣고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거듭 물었지만, 유화제를 넣은 것과 안 넣은 것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결국은 유화제를 쓰는 쪽으로 결정되었다.

만약 유화라는 현상을 분자단위에서 이해했다면.. 당연히 다른 종류의 물질이니 유화제를 써야한다라고 결정했을텐데.. 


물성의 원리는 그간 알고 있던 상식을 약간 깨는데에서 출발한다.

분자와 분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이 식품이라는 게 상식인데.. 보통은 상식에서 출발하지 않고 막연한 이론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이들 있는 것 같다.

식품을 이해하려면 물성을 깊이 알아야하고, 물성을 알려면 분자간의 힘과 원리를 알아야한다.

그래서, 식품은 생화학, 물리화학, 유기화학, 양자화학 등 모든 화학이론이 바탕이 되어 이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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