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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멘토로서의 마음가짐


한 대학에서 하는 창업멘토링을 주기적으로 나가고 있다.


창업하신지 얼마 안 된 분들.. 또는 곧 창업할 분들..


구성원은 다양한데.




창업자에겐 공통점이 있다.


무모해보이는 계획을 세우고 해보려고 한다는 점.




멘토로서 역할을 할때 내가 꼭 잊지 않는 부분이 있다.


창업자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웬만하면 말리지 않는다.


특히 고집을 부리는 일은 절대 안 말린다. 다만 잘 되도록 이것저것 조언해주고 말로만 끝나지 않도록 나도 직접 실행에 참여하기까지 한다.


뻔히 안 될 일일줄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래야 창업이 뭔지 체득하게 되니까.




경제적 손실이 따를 수도 있다.


그건 내 선택에 따른 일이고 간간히 그 선택으로 인해 현재의 자신에게 안 좋은 결과를 보여줄때도 있다.


내가 왜 그랬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이런 식으로 항상 후회를 한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다.


돈 쓸때 쉽게 결정하지 않고, 그런 경험들로 인해 주어진 선택지중 가장 좋은 선택지를 고르는 방법을 스스로 배워가는 것이다.




내가 맡았던 멘티중엔 아주 독특한 분이 있었다.


창업하겠다고 와서는 사업은 안할거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은 열심히 썼고, 시제품도 만들었다.


내가.. "아 그럼 제품을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사업시작하시면 되겠네요."


라고 하니..


"아.. 전 창업 안할 겁니다."라고 하신다.




창업을 하지도 않을 건데.. 사업계획서는 늘 품에 지니고 다닌다.


그분은 한번 창업에 실패해본 분으로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전에 했던 걸 수정보완한 신제품이 있긴한데..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니 엄두가 안나는 것.


아마 사업자금 대줄테니 한번 해보라고 해도 안할 것이었다.


그분을 위한 솔루션은 하나..


그냥 사업하고픈 마음이 절실해지고, 진짜 창업을 결심할때까지 기다리는 것.


창업멘토는 조급하면 안된다.


멘티는 가만 있는데 자기가 나서서 이렇게 하면 다 되는거야.. 라고 먼저 앞장서는 사람도 있다.


창업멘토의 가장 기본은 절대 창업자보다 먼저 나가지 말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혹 청년창업자들을 위한 멘토프로그램을 볼때가 있는데...


프로그램 결과로 등수를 매겨 지원금을 준다.


등수안에 들어간 사람들만 지원금을 주니..


어떤 경우는 상금 욕심에 멘토가 앞장서고 청년창업가들은 그냥 따라가기만 할 적도 있다.


그래서 상금을 타고 나면.. 진짜 창업할 당사자는 그런 아이템으로 사업을 할 수가 있을까?




청년창업자들을 심심찮게 본다.


의욕이 과다해서 당장 뭘 하면 금방 돈을 벌겠다 싶은 사람들도 꽤 많이 봤다. 내가 사업경험이 아주 많은 건 아니나.. 사업의 성공은 운빨이 아주 좋아서 어떤 삽질을 해도 성공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면서 자신의 사업에 노력해야 성공하는 경우가 많더라.


성공이 바로 안될수도 있다고 성공할때까지 버텨야한다고 얘기하니..


자신의 퇴직금이 얼마인데 이정도로 될까요? 라고 묻는 창업자도 있었다.


액수가 작은 건 아니었지만, 언제 성공할지 모르기에 작을 수도 있는 버티기 자금이었다. 사업의 성공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과 같다.


주위에 모래밖에 없는 곳에 나 하나 딱 떨어졌을때...


그동안 배웠던 지식들은 아무짝에 쓸모없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된다.


지식보다 중요한 건.. 지리적, 공간적 본능.. 그리고 의지.




창업자 심사는 배점을 나눠 요소별로 평가하는데...


솔직히 말해 그런거 있음 좋긴한데, 그런건 성공요인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생존의지, 본능... 이걸 어떤 점수로 평가할 수 없기에 창업자 심사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깝기만하다.


창업자를 심사하는 사람은.. 생존의지와 본능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하는데.. 그런면에서 창업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이 주로 이름값으로만 선택된다는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암튼, 결론을 요약하면...


창업에 있어 당장은 실패라고 생각되는 경험도...


다 지나가보면.. 배움의 과정이고 결국은 피가되고 살이 된다는 것이다.


창업자에게 항상 해주는 말이 있다. 


꼭 성공하라고.. 적어도 살아남으라고...


이 말을 들은 창업자들이 이 말의 의미를 잘 이해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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