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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과 4차산업

농업 빅데이터활용이 무엇보다 절실한 이유

옛날엔 뭔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 잘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항상 수요를 생산이 따라가지 못해 생산이 부족했다.

딱 50년전부터 생산이 수요를 역전하기 시작했다.

2차대전까지만해도 늘항상 생산이 부족했는데 평화가 계속되자 수요가 안정되면서 생산이 수요를 앞질러 버린 것이다.이전까지는 없었던 풍요라는 현상이 지구상 꽤 많은 나라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풍요는 팔리지 않는 상품이 발생함을 의미한다.

팔리지 않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광고와 마케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상품을 알리는데 광고의 목표가 있었지만, 풍요의 시대부터는 남보다 앞서거나 우월한 속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다른 경쟁자보다 내 상품을 팔기위해 광고를 만들었다.

수요보다 생산이 과잉되어 만든 상품이 재고로 고스란히 남게되면... 그게 바로 공황이다.


옛날엔 판매걱정하지 않고 무작정 생산해도 어떻게든 다 팔렸다. 그래서 생산자는 생산을 늘리는 것만 신경쓰면 됐다. 그 다음은 알아서...

그러나 지금은 수요처를 먼저 확보하고 생산하는 게 정석이다. 무슨 똥배짱으로 일단 생산하고난다음 수요자를 찾아나선다면.. 필망이다.

쌀이 그래서 지금 망해가는 각으로 가고 있다.

수요는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생산한다. 옛날에 했던대로 하면서 바꾸진 않는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나서서 남는 생산량을 처리해줬다. 근데 언제까지 정부가 그렇게 할까? 위기는 스스로 극복해야한다.


공황이란 특별한 개념이 아니다.

수요가 없는데 생산만 하면.. 결국은 공황이 되는 거다.

아직도 국산 농산물은 수요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생산하는 경향이 강하다. 팔곳은 없는데 생산재고만 잔뜩있다면? 헐값에라도 팔아야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공산품은 오래동안 창고에 뒀다 수요생길때 내보낼 수 있는데 농산물은 유통기한이 짧아서 그럴수도 없다.


소비자와 생산자간 거리는 이전보다 굉장히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중간유통상인들이 중간에서 완충역할을 하여 수요변동에 따른 충격흡수를 상당히 줄여줬다. 근데 인터넷 직거래등의 유통단계 축소경향이 발전하게되면 소비자들의 변덕을 생산자가 고스란히 감당해야한다. 과연 우리생산자들이 그걸 할 수 있을까?


농업생산은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를 미리 예측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패션보다도 유행에 더 민감해야한다.

유통기한이 짧기때문에 정확한 수요예측이 절대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그까짓 홍보 좀 잘한다고 남는 농산물을 얼만큼 더 많이 팔수 있을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위해선 날이 갈수록 전보다 더 세게 홍보하는 수밖에 없다. 근데 마케팅에서 허용되는 수위는 정해져있기에 언젠가는 끝이 올수 밖에 없다.


농업마케팅이란 감이 아니고 철저히 수치예측모델에 기반해서 움직여야한다. 일단 생산부터 해놓고 잉여생산물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해서든 판매해야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수요가 줄면 미리 예측하고 생산량도 감축해야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차기 수요예측이야말로 농산물마케팅의 핵심역량이고, 빅데이터를 동원해서 풀어야하는 숙제가 되어야할정도로 굉장히 첨단과학이 되어야한다.


현재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수요예측하는 사람들은 누구 일까? 바로 도매시장 경매인들과 밭떼기라고 하는 산지매입상들일 것이다. 그분들이 일할때 얼만큼 과학적으로 할까? 빅데이터를 활용할까? 이게 딱 한국 농산물유통의 수준이다. 그래서 산지 배추값은 100원인데 도시에서는 10000원에 팔린다는 소리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중간유통인들이 특별히 체계적이진 않기때문에 CDS를 최대한 크게 잡아 리스크를 그들 입장에서 최대한 줄일수밖에 없다. 만약 대기업 고급 전산통계인력이 여럿붙어서 예측한다면? 이쪽이 훨씬더 나을 것임은 자명하다. 이들에겐 자본도 있고 기술도 있으니까...


이게 특별한 게 아니다. 농업선진국은 다들 이렇게 가고 있다. 한국은 아는 사람도 적고, 안다고해도 실행할 사람들은 더 적기때문에 맨날 이모양 이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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