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농산업 생태계 업그레이드 전략

신기술이 이끄는 시장혁명


농업이 매력적인 이유는...


한국에 마지막으로 남은 전근대적 산업영역이라서... 딱 그거다.


국산 농산물과 수입 농산물간 경쟁은 단순히 원산지 문제를 떠나 대량생산시스템으로 생산되는 저가의 공산품 대 수공업자 또는 수공업자 길드가 만드는 산업혁명 이전의 수공업품 생산간 경쟁을 보는 듯하다.


결국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대량생산제품이 수공업제품을 압도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수공업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도시에서 또는 적당한 장소에서 적당한 컨셉과 수요를 갖고 그들 나름대로 살아간다.


포디즘으로 자동차가 싸게 대량생산된지 오래됐지만, 부가티 같은 고급 수제자동차 역시 판매되는 것처럼...




주목해야하는 것은 소비자다.


자동차산업 초기 수공업으로 만드는 자동차는 비싸서 많은 사람들이 살수 없는 품목이었다. 그 상황에 많이 만들어봤자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상당수는 공장 창고에서 재고로 썩어있을 것이 뻔했다.


포드가 콘베이어벨트를 돌려 분업화를 이루면서 자동차는 대량으로 쏟아져나오기 시작했고, 그때까지 비싸서 중산층에겐 언감생심이었던 자동차는 비약적으로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대량생산으로 인해 인하된 가격과 제품의 대량공급이 새로운 소비자층의 유입을 이끌었고, 자동차산업은 거대산업이 되었다.


농업에도 이 논리를 적용시켜보면...


발전된 기술과 생산전략에 따라 대량생산 및 가격인하가 발생하게 되고 이어서 새로운 소비시장이 발생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값싸고 품질이 규격화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식품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임금은 상승할 여지가 생기고 여기에서 비로소 소득상승분이 소비를 이끄는 소득주도성장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뿐만아니라 바이오매스기반 산업 역시 원료가 인하로 인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되고, 신기술의 개발과 함께 신소재 신시장이 열리게 된다.




불가능한 소리일까?




내가 지향하는 방향은... 


먼저,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획기적인 농산물가공 기술을 개발한다.


그 기술을 바탕으로 구 유통시스템을 파괴하고 새로운 유통질서를 만든다.


새로운 유통질서는 생산자에게는 소득향상, 소비자에게는 식재료비 인하의 결과를 가져다준다.


이게 자리 잡게되면, 국내 식량생산량은 비약적으로 올라가고 농산물 가격이 낮아져 수입품과 경쟁하며 생태계를 형성한다.




문제는 시간.. 30년이 걸릴지 5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1906년 이케다 박사의 다시마농축추출물 연구는 MSG라는 물질을 세상에 알렸고, 이듬해 아지노모토의 MSG 공업적 생산은 현대 조미료산업의 토대를 만들었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전 세계 수십조가량의 거대 조미료시장이 되었다.




원천기술과 기초소재는 이렇게 대단한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농산물가공하면 마트나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할 생각만 하지 이런 원천적인 시장변화는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정부가 하는 지원사업이 민간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박정희 정부가 포항제철을 건설하지 않고, 자동차나 선박만드는데만 지원을 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인 조선과 자동차 기업이 이땅에 탄생할 수 있었을까?


삼성이 80년대에 엄청난 손실이 난다하여 반도체사업을 접고  오로지 티비나 PC, 전자제품 만드는 것에만 신경썼더라면.. 


지금같은 세계 1등 전자회사가 될 수 있었을까?




식품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소재는 도외시하고 완제품만드는데만 신경쓰면 그 시장의 성장한계는 명확해진다. HMR.. 정부에서는 앞으로 잘 나갈 것 같다고 기대많이 하는데.. 국산원료로 원천소재를 개발해놓지 않으면 점점 가격경쟁을 심하게 하다가 결국은 일부 대형 제조사만 승자독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건 우리나라 농산물과 식품, 바이오소재 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얘기다. 돈있다고 예산 막 뿌린다 한들 목표와 전략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으면 성과는 미미할 수 밖에 없는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대로 된 6차산업만이 살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