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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소비자 직거래 다시짚어보기

산지와 소비지간 유통경로가 복잡해서 농산물값이 비싸진다는 견해에 대해.
대다수 농산물 유통법인들의 영업이익은 5%대?
쌀이 가장 낮아서 3%미만.. 이익률은 없어서 거래량으로 버티는 게 가능하니깐...
일부 과수, 채소 유통법인은 그보단 좀 좋음.
영업이익이 낮으면, 회사에 자본축적이 잘 되지 않아서 혁신적인 설비투자나 신사업을 벌이기가 힘들다.
결국 유통법인들은 현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면서 전에 하던대로 판매해서 돈을 벌고 있다.
가끔 농산물 폭락이나 폭등에 대비해서 여유자금을 확보해놔야하는지라.. 어디 돈을 남길게 없다.  

간혹 가락시장에 경매하러 나와 값을 잘쳐서 받으면 수입을 꽤 잡을 수도 있으나,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잃는날도 있어서..
종합하면 본전치기 또는 약간 이익.
이건 거래를 잘하는 업체에 해당되고... 실수하면 그냥 손실.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는 업종이 또 있다. 도박, 카지노.
간혹 목돈을 벌지만 계속 하면.. 확률게임이라 본전에 수렴한다는...


산지에선 밭떼기로 엄청 돈을 벌어가는 악덕상인처럼 보여도 알고보면 농산물 거래 자체의 리스크로 큰돈 벌 확률이 낮은 사람들이다.


유통단계를 줄여 이런 사람들이 먹는 몫을 줄인다고 농산물가격이 낮아지나? 농산물 직거래.. 뭐 좋을 것 같긴해보인다.
그러나, 농민들은 유통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원한다. 만약 살충제 계란 같은 사건이 터졌을때 중간 유통조직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빤한 이익에 매번 품질검사할 비용은 책정안했을테고.. 왜냐. 소비자가 품질기준이 뭔지 몰라 유통업체처럼 까다롭게 성적서 달란 소린 안하니까.. 요구가 없는데 미리 외부시험성적서를 롯트마다 뽑아줄정도로 품질관리해서 내보낼 생산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성적서 뽑는데 비용 만만찮게 드는데 말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로 줄였다는 비용은 결국은 응당 유통과정중에 필요한 비용을 없애 줄이는 꼴이되고, 평상시엔 문제 없겠지만, 유사시엔 이게 오만가지 문제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난리가 나게된다.


물정 잘 모르면서, 제대로 분석안해보고 1차원적인 생각만으로 누군가를 도매급으로 나쁜놈 만들지 않길 바란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농산물 가격을 낮추려면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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