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쌀을 제대로 알자.
안남미, 즉 인디카 쌀은 아밀로스 함량이 30%를 넘는다.
우리의 멥쌀은 아밀로스 함량이 20%대.
쌀에 있는 탄수화물인 전분은 2가지 종류가 있다.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
아밀로스는 기다란 쇠사슬모양의 전분이고..
아밀로펙틴은 길게 늘어지지 않고 중간중간에 가지를 친 모양이다.
나무에 비하자면, 아밀로스는 길고 높게 쭉 뻗은 플라타너스.
아밀로펙틴은 키는 작지만 풍성해보이는 잡목, 회양목이라고 보면되겠다.
전분이 단순 사슬모양이라면 소화효소가 사슬결합만 잘라서 소화시키면 되므로 1종류만 되어도 잘 소화시킬수 있다. 반면 가지를 많이 쳐서 풍성한 조직을 가지고 있으면, 옆으로 퍼진 가지를 잘라주는 소화효소가 1종 더 추가가 되어야해서 소화속도가 전반적으로 느려진다.
그래서 안남미보다는 우리나라 쌀이 소화속도가 좀 느리다.
안남미는 우리나라 쌀보다 소화속도가 빠르기에 먹으면 빨리 혈당을 올리고, 빨리 소화되어 금세 없어진다. 그래서 빨리 배고파진다. 그래서 또 먹어야한다. 먹는양이 늘어나면 살이찐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안남미 수입쌀보다 국산쌀이 다이어트에 더 좋다라는 연구논문을 쓸수가 있다. 이건 당연히 예상되는 상식이기에 연구논문을 써봤자 어디 받아주는 학회지도 없을 거다. 그래서, 국산쌀이 다이어트에 도움된다는 논문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옛날에 연구한 자료에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논문의 존재여부를 떠나 사실은 사실이기때문에 비만예방효과기준으로 수입쌀보다 국산이 더 좋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
열대지방에서는 식물생육이 빠르기때문에 전분을 담는 쌀알(배유)도 길게 커질 수 있다. 전분이 그래서 길게 형성된다.
반면 우리나라 같은 온대지방은 식물생육이 열대지방보다는 느리다. 배유부위 성장이 빠르지 않으므로 전분은 길게 뻗지못하고 옆으로 자라 뚱뚱해진다. 그래서 아밀로스보다는 아밀로펙틴 전분이 많아진다.
쌀을 소재화한다면, 가장 가공처리를 덜하면서 빨리 만들 수 있는게 좋다. 그래서, 국산쌀 자포니카품종보다는 수입쌀 안남미가 훨씬 더 유리하다.
한국의 쌀가공식품이 크게 성장못하는 이유는 다들 국산 쌀로 가공하는 것만 생각해서 그렇다. 그리고 정부는 쌀과잉생산량의 처분을 위해 쌀가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때문에.. 가공하면 국산쌀을 생각하지 수입쌀 생각은 안한다.
며칠전에도 얘기했지만, 정부가 국산 농산물을 활용하는 걸 전제로 깔고 식품산업을 진흥시킨다고 하면 끝까지 제대로 발전할 수가 없다. 국내 농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진짜 그만 국산 농산물에 대한 국뽕정신은 거두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전체 가공식품 시장이 커지면, 국산 농산물을 쓰는 시장도 같이 커지게 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국내 농산물이 순전히 장에 내다파는 것에만 포커스되어 있어서 발전히 더뎠다.
이젠 그런 사고에서 슬슬 벗어날 때가 됐다.
아는 만큼 길이 보인다라는 건 변하지 않는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