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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시작과 개혁방향

농업개혁의 썰. 두번째

일제시대에 있었던 관제 농민단체에 뿌리를 두는 관점도 있긴하지만..
그건 일제 패망과 더불어 사라져버렸고, 현재의 농협은 1957년 농협법 제정, 1958년 농협출범으로 시작된 조직이다.
원래는 순수하게 농업관련 사업을 하는 협동조합으로 출발했으나, 1961년 농업은행과 합병하면서 지금의 거대 조직이 되었다.
농업분야에 전문적으로 금융서비스를 하는 농업은행의 의미는 크다. 농업은 기본적으로 대자본이 투입되어야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민간이 할 부분을 정부가 나서서 농업분야투자를 하기 시작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그게 새마을운동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투자가 된 이후에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전략과 비전이 부재하여 과거에 하던 모습을 반복하기만 함으로써 지금은 정작 농민들은 농업예산이 어디에 쓰이는지 효과도 잘 모르는데 어디에선가는 막 쓰이고 있다.
사실 농업은행은 민간이 집행해야할 대규모 농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 집단이기도 한데.. 한국은 그런거 없이 소농들에게 소규모 자금 대출해주고 이자놀이를 하거나, 혹은 도시에서 시중은행과 비슷하게 은행일을 하다보니 농업전문은행으로의 특색이 없어져버렸다. 이 또한 근본을 생각하지 않고, 딱 단기적 안목으로 은행을 운영해서 그렇다고 본다.
단적으로 농업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를 해야하는데 그런 일을 안하니까 남는돈으로 딴짓을 한다. 그래서 대대로 농협중앙회장은 임기후 구속이 정례화 되어버렸다.
농협이 이렇게 된 데에는 이전 정권에서 농협을 잘못 이용한 탓도 크다. 청와대 주거래은행이 농협이라는 건. 정말 많은 점을 시사한다.  

농협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많은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일정한 방향으로 일추진을 하기가 힘들다. 또한,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 임기도 장기적인 사업계획 수립 및 실행에 방해가 되는 요소 중 하나다. 뭘 좀 해보려고 하면 임기끝나고 자리 내줘야하니.. 사실 임기동안 새로운 일을 만들기보다는 초반에 개혁하겠다고 시늉만하다가 임기말 자기 몫이나 충분히 챙겨가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정말 이래서는 미래가 좋아질리 없고,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 협동조합중 1위라는 거대조직에 걸맞는 존재감이 생길리 없다.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농협은 사업회사이지 조합원들 개인들을 위한 회사가 아니다.
물론 출자한 조합원들을 위한 일들을 많이 해야겠으나. 모든 의사결정에 전 조합원들이 다 끼여들어 한마디씩 하면 배가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 농협은 우수한 농업분야의 인재를 고용하여 우리나라 농업발전을 위한 싱크탱크를 육성해야하고, 거기서 나오는 전략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농업발전사업을 실행시켜야한다. 이렇게 바뀌려면 정부도 농협을 좀 자유롭게 놔줘야할 필요도 있는데, 지금은 부모가 다큰 자식이 자기 품 떠날까봐 관리하듯이 너무 과잉간섭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그렇게 해서는 농협이 제대로 못크고, 그러다보니 모든 농정의 실패 책임이 정부로 돌아가는 꼴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농정의 파트너로서 농협을 통제하기보다는 어느정도 자율적으로 풀어주는게 좋을 것 같다. 물론 통제권만 내려놓는다고 변하진 않을 거고, 제도 보완도 뒤따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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