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와 유지소재

한국의 기초소재산업을 생각해봄

팜유는 기름야자의 열매에서 생산된다.
식물성기름이 다 그렇듯이 일단 압착과정을 통해 원유를 짜내면, 레드팜유라고 불린다.
베타카로틴 등의 성분이 많아 색이 붉은 색인데, 이런 성분들은 항산화능력이 있어 건강에도 좋고 여러모로 좋은 효과를 낸다.
단, 식품가공에 이용할때는 타거나, 이취 등의 원인이 되므로 정제하여 쓴다.
탈산, 탈색, 탈취 과정을 거쳐정제된 팜유는 튀김용 기름으로 사용될 수 있으나, 이것을 진공챔버에서 끓이게 되면 끓는점별로 기름성분이 분리되게 된다. 팜올레인, 미드프랙션, 팜스테아린. 크게 3가지 성분으로 분리되는데...
융점에 따라 각각 이용방법이 다르다.
그리고, 팜열매의 씨앗에서 추출한 팜핵유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야자유와 비슷한 성질을 갖는다고 한다.

팜미드프랙션(PMF)은 융점이 우리 체온과 비슷하여, 코코아버터를 대체하는 식물성대용지의 주원료가 된다.


팜유를 분별증류하는 기술과 그 이용은 미국인, 미국회사에서 최초개발하여 특허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본격적으로 실전에 적용하여 응용한 건.. 일본기업들이 많이 했다.
일본기업들은 팜유 말고도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를 다니면서 천연유지자원을 많이 수집하고 다녔다. 농장경영. 플랜테이션.


한국에서 천연 유지소재산업에 관심이 많다면..
일단 동남아나 아프리카지역에서 플랜테이션 하는 걸 먼저 배워야한다. 왜 해야되냐고? 바이오소재의 기초원료가 되는 것들이니까.


팜에 대한 내용은 아마 학부 커리큘럼에 있었을 것이다.
난 식품공학 전공은 아니라서 들은바 없지만..
들었더라도 가뜩이나 외울거 많은데 유지까지 외워야하면.. 아. 절대 머리속에 안 들어갔을 것같다.
지금은 스펀지처럼 쑥쑥.. 학부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만 봐도 재미 있다. 그게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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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식용유지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처음엔 당류에 대해서 연구했다가, 그 다음은 단백질, 그다음은 전분과 식이섬유류까지 이론과 실전응용기술을 튜닝하는 작업을 맞췄다. 이제 남은 거 딱하나, 유지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처음 접한 건 정제가공유지에 대한 지식이었다. 보통은 액상 식용유부터 공부하기 시작하는데 난 좀 하이퀄리티한 부분부터.. ㅎㅎ


유지가공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한국이 식품가공 역량이 매우 떨어진다는 걸 자꾸만 느끼게 된다.
아직까지는 가공하는 공장들이 있어 기초지식을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시지만, 이분들 세대가 지나면, 유지에 대해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다 꿰뚫고 있는 유지전문가가 남아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동남아 플랜테이션으로부터 오는 게 있어서 계속 연구하고, 대학에서도 한차원 높은 강의를 하더만..
한국은 유지분야에서도 근본없는 건강마케팅이 판을 치다보니 시장이 왜곡되고 점점 이상해져간다.
올리브유를 치킨튀김유로 쓰다니... BOO이 해냈습니다라고 자랑할게 아니라 무식한 회사다라는 걸 광고하는 거 알까?
발연점 낮은 기름은 절대 튀김유에 쓰면 안된다.
발연점 때문에 튀김온도를 낮출수 밖에 없고, 그러면 조리시간길어지고 기름 잔뜩 먹은 닭을 손님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게 좋은 거냐? 동의 못하겠음.


요즘은 다시 미강에서 기름짜는 걸 연구중이다.
중국에서도 간단하게 짜는데, 한국은 왜 못하냐?라고 생각함.
압착 착유기를 알리바바직구로 구매했으니. 조만간.. 손수 짠 현미유를 만들어볼 수 있을 듯.
이거 분명 한국에서도 옛날에 했던 일이다.
미강에서 기름짜던 회사들이 하나둘 망해버려서 이젠 미강에서 압착으로 기름짜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한국에 아마 없는 것 같다. 내가 만난 사람중엔 없다. 아직 못만난 사람중엔 있을지 몰라도....


대학에서 이렇게 기본도 못가르쳐주고 졸업시키다보면..
기본도 모르고 약삭빠르게 수입산 마케팅해서 돈버는 회사들이 늘어나다보면...
언젠가 한국에서는 기초 식품소재 만드는 방법도 몰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식량자급률만 걱정할게 아니다. 기초소재 자급률까지 걱정해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난주에도 모 소재 대기업을 다녀왔는데 소재생산하는 회사가 소재생산하는 일을 홀대하고 있다. 경영진 머리속엔 어떻게든 힛트상품을 내서 이익올리고 명성을 얻는 일만 있는 것 같다. 자기네 회사의 근본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듯.


언제 사라질지 모를 소재생산기술을 백업해서 보존보관하는 일도 필요할거다. 내가 해야할 중요한 일이 이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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