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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강식품이 나오기 힘든 이유


한국에서 한때 아사이베리가 좀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봤자 잠깐 한 순간이었지만..


아사이베리는 원래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에서 자라는 베리인데 거기에 항산화성분이 풍부해서 굉장히 건강에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


아사이베리가 유명해진 건 미국 오프라윈프리쇼에 등장했기 때문인데 오프라 윈프리가 "아사이베리"한마디만해도 품절되리라는 건 불보듯 뻔했다.


근데 그 경지까지 가려면 그 배경스토리가 만만찮게 가득 차야겠지?


듣다보면 안살래야 안살수 없는 그런 환상적인 스토리...


미국에 있음 들을 수 있다. 인터넷에 각종 정보가 가득 차있으니까..


한국에서도 정보는 있다. 근데, 남의 페이지에서 긁어올려면 좀 제대로 긁어와야지.. 내용이 이랬다저랬다 잘 안 맞는다.


일반인이 그랬다하면 뭐 그럴 수도 있는데, 판매하는 회사조차도 "아사이베리 왜 좋아요?"물으면 제대로 설명 못한다. 진짜배경지식 없는 사람들이라면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비판적 사고를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하게 가질 수 있는 의문의 수준을 넘어가질 못한다. 답을 못준다. 그냥 외국논문엔 어쩌고, 무슨 물질 함량이 어쩌고 고작 그런 수준이다. 수치는 스토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용하는 거지, 수치로 모든 걸 다 설명할 수도 없고, 설명해도 안된다.


결국 소비자는 뭔진 모르겠지만, 유명 탤런트가 나와서 내가 먹었는데 참 좋더라.. 라고 하니까 한번 사볼까? 해서 사본다.


그렇다보니, 롱런하는 건강기능식품을 찾기가 힘들다.


그때그때 패키지 바꿔서 패셔너블하게 만들면 옛날 소재도 금세 최신 상품이 된다. 키토산에 유화제붙여서 물에 녹게 만들었다고 금세 대박상품되는 것만봐도 그렇고.. 크릴오일을 물에 풀어서 섞었더니 분리가 안된다고.. 좋은 거라 얘길 한다. 그게 도대체 왜 좋은 거유?


물에 풀어서 분리안되는 거랑 크릴오일 효능이랑은 별 상관없다니깐? 그러니 과장광고로 징계먹는게 당연할 수 밖에...


말하자면 공부 싹 다 다시 해야한다.


천연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왜 크릴은 아스타산틴을 그렇게 많이 포함할 수 밖에 없는지.. 살벌하게 토론해서 살아남은 스토리를 가지고 마케팅을 해야 진짜다.


의사들이 그런다. 고작 논문 한편 낸거가지고 건강에 도움된다고 광고하는 건강식품은 가짜라고..


그런 말에 제대로 반박하는 식품학자들을 본 적이 없다.


한동안 건강식품 효능 꽝이다. 실제로는 효과 없다라고 하는 얘기와 기사들이 넘쳐났다. 사람들은 먹으면 그래도 좋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먹는 것일뿐.. 딱히 건강이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사진 않는다. 포장이 이쁘고, 홈쇼핑서 설명하는 쇼핑호스트와 게스트 연예인 능력이 뛰어나면 잘 팔릴 수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건강기능식품은 이렇게 팔지 않는다.


왜 건강에 도움이 되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꼭 첨부되어 있다.


남들이 모르는 걸 많이 아는 사람이 실력있다고 할게 아니라..


아는 걸 보통사람들이 쉽게 알아듣도록 설명하는 사람도 엄청난 내공이 있어야 그 일을 할 수 있다.


결국, 늘 팔리던 것만 팔리고, 늘 팔리던 걸 패키지만 살짝 바꿔서 팔면 또 잘팔리는게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 생산요건만 의약품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해놓으니 GMP시설 갖추고 패키징해주는 회사만 신나게 된다. 


건강기능식품법? 최초 제정 취지대로 진짜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진흥하고 있는건지 잘 생각해봐야한다. 건강기능식품을 진흥해야하는 이유에 해외수출을 통한 외화획득도 있었는데.. 한국에서 만든 건강기능식품이 해외에서 잘 팔리는 경우는 과연 얼마나 있나?


고려인삼이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전세계 인삼시장의 1등 기업은 한국회사가 아니라 스위스회사인 걸 곰곰히 곱씹어 잘 생각해봐야한다. K-건강식품은 왜 안 먹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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