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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의 문제, 한국 농정의 문제

유럽에서 농민들에게 수당 나눠주는 것만 보고와서 줄창 농민수당얘기를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국내 농업인구는 5% 수준이다. 


95%의 다른 국민들이 그걸 봐주겠는가? 농사를 짓는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받아간다는데.. 말이 안되지.


유럽의 농업인구는 고작 1%다. 순수하게 농사짓는 인구가 그렇다는 것이고.. 농촌지역에 살아도 가공이나 유통, 관광등 다른 일들을 하면서 살고 있는 인구가 꽤 된다.


그 1%마저 사라진다면 생산기반자체가 사라져버릴 것이기에 유럽에서의 농민수당은 설득력이 있다.


정부에서 안준다해도 아마 농산물 유통업체, 가공업체들이 나서서 농민들의 생계를 챙겨줄 것이다. 그들은 자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공유통하는 시스템이 자리잡혀 있기때문이다.


그에 반해 한국에서는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아도 아쉬워할 사람은 거의 없다. 어차피 농산물은 수입해온 것들이 많고, 가공업체들도 수입해 쓰면 되니까 별로 아쉬워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수당을 준다하면 누가 환영하고 나설까..


주변 환경을 봐가면서 실행가능한 방안을 내세워야 변화가 오는 거지.. 밑도끝도 없이 외국에선 이거 한다고 우리도 하자라고 하면.. 그 후폭풍은 누가 감당할지 생각이나 해봤을까?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며, 농업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을 펴야할텐데, 큰 그림 갖고 있는 사람이 정부에서 일을 하지 않으니 맨날 눈앞에 떨어진 이슈에만 대응하는 걸로 시간을 때운다.


그게 한국농업 정책의 현 주소다.


보조금이야말로 그렇게 쓸 게 아니다. 보조금은 농업구조 개선을 위한 굉장히 효과적인 수단인데.. 지금의 정부는 아니 지금까지 정부는 우는아이 떡하나 주는 식으로 쓰거나, 생계유지 등의 명목으로 별 생각없이 뿌리고만 있다. 보조금 집행으로 여태까지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게 있나? 유럽은 보조금 집행해서 이것저것 농업에 긍정적인 발전방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정부가 차라리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개선될 수 있을 것도 같다.


보조금으로 인한 왜곡효과가 너무 크다. 마중물을 준다고 준건데.. 그게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인구가 너무 많아졌다.


일종의 마약처럼 작용하고 있다.


마약중독자에게 마약을 끊으면.. 괴로워하다가 죽겠지. 살아남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극단적으로 이런 방법도 사용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모든 사람을 다 끌고 목표지점까지 가기엔 불가능해보이고..


적당한 인원을 하선 시켜야 목표까지 갈 수 있을 거다.


이런 와중에 귀농귀촌 정책을 펴고 있으니.. 정부가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


귀농귀촌 인구가 한때 증가하는 것 같다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이걸 입증한다. 귀농귀촌 지원금을 끊으면 아예 확 줄어들겠지. 지금의 한국농업은 사람이 더 줄어야한다. 더 줄어서 5명이 나눠먹던 이익을 1명이 다 가져가도록 하면 그땐 살만해질 거다.


비용과 손익, 효용가치로 판단해서 없앨 건 없애버려야 개혁이다.


공공의 가치, 정책적 가치 등으로 억지로 만들어낸 사업들은 항상 구설수에 휘말리고 정권이 바뀌면 흔들흔들 할 수 밖에 없다. 시장수요가 없는데 억지로 만든 거니까..


롱런 하려면 스스로 생존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가치를 확장시켜야 한다. 부와 재산이 있으면 스스로가 당당해지고 할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교육하고 연구를 하면 더 탄탄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조직도 생명체와 같다. 자생할 수 있는 양분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다른 생물에게 기생할 수 밖에 없는데.. 기생충은 양분을 뺏어가는 걸 못느끼게 조금씩만 몰래 가져간다.


그래야 숙주가 건강하게 살수 있고, 자신도 살수 있으니까.


지금처럼 기생충이 주제를 모르고 숙주의 주춧돌까지 다 들어내먹는 상황이라면 둘다 생존하기 힘들다. 늘 가난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한국 농업이 어려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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