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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펀드가 죽쑤는 이유. 산업시스템의 문제다.


어제 미팅한 농업관린 비즈니스를하는 회사 대표님에게..

회사 얘기 쭉 듣고.. 딱 한마디 했다.


"대표님께서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성장시키실 건지 궁금합니다."


"제가 볼땐 2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하나는 현재 확보한 특허로 사업화진행하면서 기술성장하는 것. 목표는 증시상장입니다.

나머지는 보유특허로 제품만들고 마케팅 열심히해서 매출올리고 돈 열심히 버는 거죠. 상장되어도 좋고, M&A로 Exit해도 좋고요. 어찌됐건 대표님은 돈을 왕창 버는 겁니다."


사실 첫번째 길로 가는게 좋다라는 의도가 담겼다.

써놓고 보니 그러하네..

그러나 양쪽길 중 어떤 걸 선택해도 맞춰서 방법을 안내해드릴 자신은 있었다.

허나 나한테는 뭐 첫번째가 더 유리한 거라서.. 의도가.. ㅎㅎ


많은 농업관련 기업들이 있고, 뭔가 성공을 꿈꾸며 기업활동을 한다.

개중엔 누가 머라안해도 알아서 잘하는 기업도 있지만..

말로는 대박을 꿈꾼다는데 지금까지 해온 일을 보면 뭐 그런 느낌이 전혀 안드는 회사도 있다.


어제 만난 회사는 투자를 받겠다고 하시는데...

투자를 받으려면 목표시장과 규모, 점유율이 확실하게 계획되어 있어야한다. 근데 문제는 국내농업쪽엔 그럴만한 게 없다.

당연하지. 산업화가 안되어 있는 상황이라..


늘 얘기하지만, 가치평가를 하려면. 주식회사와 주식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는 기반 시스템이 되어 있어야한다.

근데, 한국의 농업이란.. 그런 거 없고, 그냥 옛날 그대로의 방식이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하는 일이 농업을 벗어나야 가치평가가 가능해지고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농식품모태펀드라해서 농업과 식품분야에 투자해준다고 정부가 조성해놓은 거대한 펀드가 있다. 근데, 집행률이 진짜 얼마 안된다. 10%는 넘던가?

언론에 나온 케이스 몇개정도 유명해진거지 나머지는 다 죽쑤고 있다.

그나마도 순수 농업쪽 투자케이스는 진짜 손에 꼽는다. 나머지는 IT나 정보통신.. 이런 거랑 연결되어 농업수익보다는 타산업쪽 수익으로 가치평가해서 받은 회사들이 많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농식품 펀드 따로 두지 말고 그냥 타산업들이 하는 벤처펀드로 합치자 한다. 그러나 농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아직까지는 먹혀서 남아 있다.

근데, 앞으로도 이런식이면 몇년안에 그냥 정부가 운영하는 모태펀드로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농업쪽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정부의 무관심함을 질타하고..

모태펀드에서 출자받은 자펀드운영사들에게 불만을 갖는다.

그러나, 반대로.. 한국의 농산업은 외부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만큼 기반조성을 잘해놨던가?라는 생각을 난 먼저한다. 가치산정이 제대로 안되니까 섣불리 투자하기 힘들다. 가치산정이 안되는 이유는 시장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투명한 거래시스템이 없기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에 투자를 하는 물주는 진짜 초초초기에 가능성만 보고 투자를 진행하는 초초초모험자본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깐 객관적 판단이라는게 무의미하다. 그냥 투자자의 감에 의존한다. 투자자의 감에 영향을 주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딱 그거대로 진행된다.


근본적으로 한국 농업이 후진국시스템에 아직 머물러 있고.. 앞으로 선진국형이 되기 위해서는 농업자본의 집중화와 대량소비시스템이 갖춰져야하는 숙제를 갖고 있기에 투자도 뭐도 지금 당장은 안되는 상황인거다. 여기에 각종 정치논리가 개입해서 선심행정이 난무해서 기껏 조성되기 시작한 시장의 틀을 깨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할 뿐더러 구시대적 시각과 생각의 틀을 갖춘 오피니언리더들이 퇴행적인 얘기를 하는 바람에.. 좀체 발전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생각이 짧고 능력도 부족하면 앞장서서 말하질 말든가.. 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농업과 산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해결할 능력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애국하면서 아는체를 하고 다녀? 라고 말이지.. 

연하게 목가적 정서에 의지하는 감상깃든 생각은 그만하고 철저히 논리적, 객관적으로 산업발전시킬 생각을 하는게 훨씬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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