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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대체식품들

푸드앤스토리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식품산업계에 등장하고 있는 두드러진 변화는 기존에 늘 항상 먹던 식품을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하려고 하는 경향을 들 수 있다. 이전부터 대체기술에 대한 부분은 학술적 혹은 뉴 트렌드, 또는 니치마켓으로서 꾸준히 연구되어 왔고, 일부는 가끔 사업적 성공을 크게 거두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일리톨로 대표되는 껌 시장의 변화인데, 1990년대 말 자일리톨껌 바람이 크게 휘몰아친 이후로 대체 당알콜류를 사용한 무설탕 제품이 일반화되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웰빙, 건강, 환경, 지속가능성 등의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다른 식품 분야에서도 이러한 컨셉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대체식품들이 하나둘씩 시장에 등장하여 판도를 점점 확장하고 있다. 글루텐프리, 비건푸드, 나트륨저감, 당류 저감 식품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카페인을 줄이고 건강기능성은 늘린 대체커피

   곡물커피는 곡물을 강하게 로스팅하여 커피와 비슷한 맛이 나도록 제조한 대체 커피이다. 대체커피는 19세기에 유럽에서 보리를 사용하여 처음 개발되어 시장에 등장했다. 커피를 선호하는 인구가 여전히 대세였기에 보리커피는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으나, 1940년대 이태리에서 전쟁 때문에 커피원두의 수입이 원활하지 않게되자 비로소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기시작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현재는 카페인이 없는 웰빙 커피 컨셉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해외에는 보리말고도 여러 가지 천연 재료로 만든 커피가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2020년 1월 31일 발표된 사이언스타임즈 기사에서는 최근 영국에서 이눌린을 활용한 대체커피가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AF%BC%EB%93%A4%EB%A0%88%EB%A1%9C-%EB%A7%8C%EB%93%A0-%EC%BB%A4%ED%94%BC%EB%8A%94-%EC%96%B4%EB%96%A4-%EB%A7%9B%EC%9D%BC%EA%B9%8C/

(“민들레로 만든 커피는 어떤 맛일까”, 2020.1.31., 사이언스타임즈)


 이눌린은 식물뿌리에 흔히 함유되어 있는 다당체로서, 특히 치커리 등의 식물에는 다량 포함되어 있어 풍부한 섬유질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치커리를 활용한 대체커피를 만들어먹었다고 하지만, 본격적으로 치커리가 대체커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유럽에서의 일이다. 말린 치커리 뿌리를 10분 정도 로스팅한 후 물에 넣으면 연한 갈색과 구수한 향이 나는 치커리차가 되는데 로스팅 시간을 조정하여 커피 수준으로 진한 갈색의 치커리차를 만들 수 있다. 볶은 치커리차는 식이섬유 성분인 이눌린이 풍부하여 혈당을 낮춰주는 효능을 낸다고하는데, 국내에서도 치커리처럼 이눌린이 풍부한 돼지감자를 이용하여 차로 만든 제품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또다른 대체커피 소재로는 ‘민들레’가 꼽힌다. 영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민들레 뿌리를 건조시켜 커피대신 차로 음용하던 문화가 있었는데, 이를 활용하여 민들레 뿌리로 만든 대체커피가 최근 등장했다고 한다. 민들레 뿌리는 한방에서도 약용으로 사용될 만큼 건강에도 좋은 효과가 입증된 만큼, 국내에서도 새로운 대체커피로 개발하여 출시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대체커피는 단순히 카페인 섭취 억제 외에도 고유의 기능성 성분을 활용한 건강 기호식품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식물성 식품의 한계를 넘는 비건푸드

   당초 비건푸드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개발된 식품이었으나, 최근에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성을 포함한 건강웰빙 식품으로 그 컨셉이 확대되어가고 있다. 비건푸드는 두유등 식물성 대체음료에서부터 대체육등 식물성 대체고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포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과자,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드레싱, 소스, 치즈, 버터 등 다양한 식품군이 비건푸드로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비건푸드는 엄격한 베지테리언을 위한 100% 식물성 식품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기 쉬운데, 사실은 일부 동물성 식품도 포함하는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서  다양한 메뉴가 포함된다. 베지테리언 중에는 고기는 안먹지만 계란은 먹는 오보(ovo), 고기 대신 채소와 유제품은 먹는 락토(lacto), 채소와 유제품, 계란은 먹는 오보락토 등의 분류가 있어 이들이 먹는 비건푸드에는 계란, 우유 및 이들의 가공품들을 포함하는 식품도 포함된다. 그 외 육류는 먹지 않지만 생선은 먹는 페스코(pesco), 육류 외 조류, 가금류는 먹는 폴로(pollo) 등 소, 돼지 등의 가축류만 먹지 않는 세미 베지테리언을 위한 비건 푸드 시장도 있어 현재의 비건푸드는 기존 일반 식품군들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을 포함하는 것으로 봐도 될 정도다.    


< 채식주의의 종류 >(출처 : “글로벌 채식 바람, 국내에도 솔솔”, 경기도뉴스포털, 2016.11.7. 기사)


     

지금까지 비건푸드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100% 식물성원료만 사용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고, 그로인해 동물성 식재료에서만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들이 부족하기 쉽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건강등의 이유로 비건푸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앞으로는 엄격하게 채식주의를 고수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연함을 가지고 건강과 영양의 균형을 찾는 비건푸드가 더 힘을 얻을 전망이다.


  한편, 비건푸드 중 국내에서는 아직 치즈나 버터등의 유가공식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한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모짜렐라 또는 슈레드 치즈 등이 식물성 원료로 대체된 비건 유가공제품들이 출시된 사례가 있다. 식물성 유가공제품의 핵심은 유지방을 어떻게 대체품으로 구현할 것인지에 달려있다. 지방의 대체품은 보통 전분 등 고분자 탄수화물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과 탄수화물은 분자구조상 탄소사슬이 길고 유사한 크기의 고분자로 대체될 수 있어 해외에서는 실제로 전분 또는 변성전분으로 저지방 제품을 만드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으로 Low fat 혹은 Zero Fat 요거트 제품의 경우 탈지분유와 지방대체용 변성전분을 사용하여 제품화 된지 제법 오래되었다.

                                                                                    

< 해외의 저지방 요거트 제품 > (출처 : 각사 홈페이지, Dannon, Yoplait, Walmart)

   

여러가지 이유로 성장하는 대체 식품시장

  소비자의 니즈와 취향 변화로 인해 식품회사들은 항상 신제품을 출시하고 반응을 살핀다. 예전에는 식품회사가 기존보다 발전한 기술과 컨셉을 소비자들에게 먼저 소개하여 신시장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체식품, 비건식품 등이 스타일리쉬한 소비자들의 앞선 취향을 반영하는 제품군으로 발전하게 되면서 소비자가 먼저 요구하고 트렌드를 리드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런 트렌드들은 인터넷을 통해 해외시장의 변화를 접한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도입하는 것으로서 인스타 혹은 유튜브등 새로운 미디어채널을 통해 소통하는 문화가 발전하면서 더 활성화되고 있다. 대체식품은 소비자가 먼저 요구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만들어온 식품산업 전체를 완전히 뒤흔들어놓을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체식품들이 계속 시장에 등장하여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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