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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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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혀 식상한 쌀소비 켐페인. 이젠 바꿀때도 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43v74LA9yiY

< 출처 : 농협 유튜브 채널 >


밥은 왜 좋은 탄수화물인가?

많은 자료와 문헌, 강연자료를 찾아봤지만.. 광고에서 얘기하는 수준 이상의 얘기는 나오지 못했다.

그냥 밥은 영양이 균형잡혀서 좋은 탄수화물이라는 것이라는데..

그럼 잘 잡혔다는 영양균형의 근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으며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건가?



전설적인 PR전문가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아침에 빵만 먹는 거 보다는 베이컨을 곁들이면 좋다"는 의사 인터뷰 하나 가지고 전 미국인의 식단을 베이컨 곁들인 토스트로 바꿔버렸다.

그가 만약 지금 한국에 와서 쌀소비라는 명제로 홍보를 한다면..

"밥은 좋은 탄수화물입니다."라는 단순한 문장을 그대로 썼을까?



지금 광고하는 걸로는 "밥이 왜 좋은 탄수화물인가?"에 대한 뚜렷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아마도 밥먹으면 살찐다라는 소비자 인식때문에 그거에 대응해서 만든 카피같은데.. 유감이지만 이 카피 보고 생각을 바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내가 제안한다면.

"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소비자 믿음에서 출발해서 밥이 왜 좋은 탄수화물인지 얘기해보겠다.



예를 들어.

"밥에 있는 쌀전분은 크기가 작아 소화가 빨리되고, 혈당도 빨리 오르게 한다." 이건 팩트다. 부정하지 말자.

쌀이 옥수수나 밀보다 혈당을 빨리 올린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어디서 이상한 논문 하나 들고와서 밥이 빵보다 혈당을 덜올린다라고 떠들어대고 있는게 벌써 20년째다. 자꾸 설득력 약한 논리를 끌고 와서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하니 잘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세상엔 살을 빼고 싶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살을 찌우고 싶은 사람도 분명 있다."


피트니스 운동할때 지방을 빼는 것도 하지만 벌크업해서 근육량을 늘리는 것도 한다. 벌크업땐 순수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데, 곡물중에선 쌀이 최고다. 소화가 빨라야 근육합성에도 도움이 되기때문에 이럴때 통곡물 같은 걸 먹는 건 바보짓이다.


또, 밥은 소화흡수가 빠르기때문에 성장이 필요한 어린이, 청소년들이 먹으면 성장이 촉진되니 좋다. 혈당이 오르면 성장호르몬도 같이 활성화 되어 키가 자라게 된다. 성장기엔 혈당을 올리는 식품을 먹어야 좋은 것이다.



그리고, 밥은 알러지도 없고 소화흡수가 빠르니 회복용도로 좋다.


그러니 옛날부터 큰 병을 앓고난 환자에겐 기력회복하라고 쌀로 미음을 끓여서 먹였는데.. 요즘은 해외에서도 쌀이 힐링푸드로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마지막으로 쌀밥은 솔직히 다른 곡물로 만든 것보다 맛있다. 그러나 그 맛좋음을 평소에 느끼기 힘든 이유는 밀, 옥수수 같은 다른 곡물들은 설탕이나 소금 같은 맛의 치트키를 써서 같이 먹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맛이 덜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밥과 국, 반찬 같은 전통적인 섭취방법만 고집하지 말고 양념, 소스 등을 곁들여 같이 제공해야 요즘 세대에 잘 먹혀들 수 있을 것이다. 쌀의 다양한 조리방법과 가공식품이 활성화 되어야 좋다고 할 수 있다.


근데, 쌀로 빵을 만들고 밀을 대체하자는 건 옛날 세대 생각이다.


밀로 만든게 맛있는 걸로 다들 생각하는데 굳이 왜 쌀로 빵을 만들어야하나? 쌀소비를 늘리고 싶으면 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메뉴와 식품 개발에 나서는데 더 투자해야한다.



아무리 홍보를 잘한다한들.. 가정에서 밥소비가 줄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걸 무리해서 과거로 돌리려고 하면 줄어드는 소비를 절대 잡을 수 없다. 시대에 순응해서 쌀밥이 주식의 위치에서 내려올 수도 있다라는 생각도 하면서 쌀소비 대응전략을 짜야할 거다.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밥은 좋은 탄수화물인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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