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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대체재의 역사와 흔한 오해들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대체감미료는 총 16종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대체감미료에 대해 자료를 자세하게 쓰지 않아서 그런지 기자들이나 일반인들. 심지어 의사들이 인용하는 자료들은 외국자료 일색이다.


아래 사진에서 몽크푸르트 라고 씌여진걸 보고 대략 외국자료에서 가져왔구나.. 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몽크푸르트는 국내에서는 나한과추출물이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나한과는 중국 구이린에서 나는 특산물인데 추출물중 mogroside라는 물질이 단맛을 낸다. 

설탕의 약 600배라고..


출처: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23.3.3)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100995&plink=ORI&cooper=NAVER


기사를 보게 되면 에리스리톨만 문제인 것 처럼 나오지만..

기사의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 하필 에리스리톨의 위해성을 연구했을까? 

미국의 대체감미료 역사는 미국제당협회의 로비와 치졸함과 굉장히 많이 엮여 있다.

60년대 후반 스테비아추출물이 맨 처음 등장했을때, 천연식물에서 추출한 추출물인데 설탕의 단맛과 유사한 맛을 갖고 있어서 이걸 알게 된 소비자들은 계속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FDA로 의문의 투서 한장이 날아드는데.. 바로 스테비아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어떤 논문 한편을 동시에 던져넣어준 것.

그 논문은 스테비아추출물을 1달이상 쥐에 먹였더니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양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FDA는 즉시 논문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그 논문 한편으로 인해 스테비아는 "사용금지"처분을 받았다.

위해성이 직접적으로 입증된 건 아닌데, 혹시라도 그럴 수 있어 FDA는 일단 임시로 사용중지처분을 내렸고, 그 위해성이 입증되면 정식으로 사용금지 명명을 내리기로 했다.

그러나 스테비아의 독성을 언급한 논문은 그것 단 하나였고. FDA는 스테비아 사용중지처분을 취소했어야하는데 대체감미료로 사용시 대량섭취가능하므로 주의해야한다고 GRAS로 인증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Dietary Supplement 용도로는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즉, 건강식품용도로는 가능.


결국 2007년 Cargill이 코카콜라와 공동으로 추가적인 안전성입증자료를 제출하고 나서야 GRAS로 승인받아 안전한 식품첨가물로서 널리 사용가능하게 되었다.


비슷한 운명이었던 대체감미료의 예를 들면 사카린이 있다.

사카린은 1800년대 중반 우연히 발견되어 오랜 시간동안 설탕의 대체재로서 이용되어왔다.

그러나 스테비아와 똑같이 어떤 투서에 의해 발암위험이 있다고 사용금지되었다가, 1980년대 초반 안전성에 대한 회의를 거친 후에 GRAS로 재인증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미국에서 사카린에 대한 오해는 많이 풀린 편인데..

정작 한국에서는 한때 사카린이 발암을 유발한다며 유명했었고, 여전히 사용량에 제한을 두고 있는 등..

정부 자체도 아직은 의심을 거두고 있지 못하다. 최소한 미국기준이라도 따라가면 좋을텐데..

참고로, 한국은 사카린 사용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한을 두고 있다.

사카린 뿐만 아니라 스테비아 등 다른 대체감미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자. 원래 기사로 돌아와서..

보도된 연구내용의 원본은 네이쳐에 올라온 최신 논문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3-02223-9


에리스리톨이 환자들의 혈액에 많이 남아 있는 성분이라서 이것에 흥미를 갖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연구로부터 알 수 있는 결과는 단 하나다.

혈액내 에리스리톨 농도의 증가랑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라고 하는 심혈관계 이상증상의 빈도 증가랑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상적인 심혈관계 질환시 발생하는 위협요인은 정확히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

논문을 쭉보니.. 에리스리톨 농도랑 주로 혈전발생량이 관련이 있었나보다.


에리스리톨은 FDA로부터 GRAS로서 인증받은 안전한 식품첨가물이다.

sbs 기사에서는 FDA가 안전하다고 인증한 건 단 6개 뿐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아니다. 대체감미료군에는 많은 물질들이 안전성확인을 받고 GRAS로 인증되었지만, FDA에서는 그저 그중의 6개를 예시로 든것일뿐이다.

에리스리톨은 하루에 70g까지 먹어도 문제없다고 할만큼 안전한 감미료이다.

이유는 에리스리톨은 4탄당으로서 설탕에 비하면 엄청 작은 크기의 감미료이다.

그래서 우리몸의 소화효소가 분해를 못하고, 심지어는 장내 미생물까지도 분해를 못하는 물질이다.

소화관내 수동수송에 의해 흡수되기때문에 먹는 양에 비해 흡수량이 적으며, 분자량이 작아 상식적으로는 혈전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기가 어려운 물질이다. 

보통 혈전생성은 단백질 같은 고분자물질이 역할을 많이 하는 편..


미국의사들의 에리스리톨 연구계기가 단기독성평가만 있을뿐, 장기독성평가는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의사들도 똑같이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는 잘 모르나보다. FDA가 GRAS인증을 해줄때는 장기독성까지 평가해서 허가해내준다. 다만 환자들 상대로 그렇게 집중적으로 연구하지 않았을뿐이다.

의사들이 논문에 밝힌 실험조건으로는 이게 정상적인 범위의 실험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간다.


위에서 언급한 스테비아가 쥐 종양을 일으킨다는 논문의 결과는..

스테비아추출물을 쥐 체중의 10% 이상 먹여서 나온 결과였다.

아무리 건강한 쥐, 혹은 사람이라도 특정물질을 그렇게 많이 먹이면 없던 암도 생기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이번 실험의 에리스리톨 투입도 마찬가지..

의사들은 통상적으로 먹는 양이라하면서 환자들에게 30g 정도의 에리스리톨을 먹였다고 하는데..

어떤 컨디션으로 준 건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아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공복상태에서는 아무래도 흡수력이 높아져서 통상적인 조건보다 혈중 에리스리톨 함량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에리스리톨은 이전에도 설사를 유발한다하여 사용상 주의가 붙었던적 있었는데..

정작 설사가 나오게 된 이유를 조사해보니 공복상태에서 운동을 열심히해서 탈진한 사람이 차가운 에리스리톨 음료를 2병씩이나 먹었더니 그랬다고 했다. 탈진상태에서 차가운 음료를 그렇게 먹으면 몸에 이상오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결론.

요약하면, 해외에서는 그냥 단발성으로 이벤트성으로 실험한 것들이 기사화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그게 전문가들에 의해 내용이나 의미, 심각성등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언론에 나와버리거나 아니면 해외 기사를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사람들에 의해 진실은 외면되고 오해만 잔뜩 부풀려진..

식품 및 식품첨가물에 대한 글들이 참 많이 있다.


이번 에리스리톨 해프닝은 외국에선 그냥 해프닝으로 끝나버릴 거 같은데..

(솔직히 그 의사들이 네이쳐에 논문내고 싶어서 저지른 이벤트 아닌가 싶기도 함.)

한국에선 제로칼로리 음료, 제로칼로리 식품을 싸잡아서 다 나쁜 것처럼 오해받을까봐 걱정이 앞선다.

인터넷지식 짜깁기해서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전문가의 얘기를 듣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참고로 저는 1999년부터 감미료연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근 25년정도를 설탕과 대체당류에 대해 쭉 연구를 해온 사람입니다. 이용방법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등 다방면으로 연구를 해왔고..

내세울 수 있는 실적이라면.. 알룰로스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맛본 사람? 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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