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닥터를 양산하는 사회 분위기
* 자연건조쌀이 건조기로 말린 쌀보다 맛있다?
쌀은 수확하면 수분함량이 20%쯤 되어서 그냥 놔두면 상하기 쉽다. (곰팡이 증식 등등)
그래서 수분을 14~15% 정도로 떨어뜨려 보관하다가 필요시 도정하여 백미로 만든다.
쌀뿐만 아니라 모든 곡물들이 다 그렇다.
수분을 5% 가량 떨어뜨리기 위해 건조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옛날엔 마당에 널어놓고 햇빛에 말렸다.
그래서 새들이 와서 쪼아먹기도 하고 그런 것.
아마 이때 새 쫓는 이야기가 콩쥐팥쥐에도 나왔던가? 동화에도 나오는데..
요즘은 그렇게 말리지 않고 모두 건조기로 말린다.
건조기를 쓰게되면 햇빛에 말리는 거 보다 훨씬 빨리 말릴 수 있고...
위치를 바꿔가면서 말리므로 더 고르게 말릴 수 있다.
몇몇 서투른, 혹은 생각이 모자란.. 집에서는..
그걸 또 빨리말리겠다고.. 혹은 위치바꾸는게 귀찮아서.. 그냥 말리는 바람에..
쌀 표면이 쩍쩍 갈라지고 난리가 나게 만든다.
표면은 바짝 말랐는데.. 안은 그대로 촉촉..
이럴 경우 도정시 수율에 문제가 생기고.. 도정한 쌀 표면에 금이가서 밥을 지으면 떡밥이 되는등.. 기껏 농사 잘 지어놓고 맨 마지막에 품질이 안 좋은 쌀 생산하게 된다.
근데, 개중에는 햇빛에 자연건조한 게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긴 있다.
아마 황태를 바람에 말리듯... 그런 건조를 생각해서 그런거 같은데..
쌀은 황태처럼 말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면.. 쌀전분 결정이 깨져서 매우 좋지 않다. 한번에 표면을 싹~ 말려줘야 밥맛도 좋고, 식감도 쫄깃쫄깃 좋은 쌀이 나온다.
햇빛에 자연건조를 하려면.. 햇빛이 닿는 윗면과 아랫면에 수분이 골고루 퍼지도록 수시로 섞어줘야한다. 게다가 쌀은 황태같지 않아서 수분이 금방금방 마르지 않는다. 건조기로 몇시간 작업할 걸.. 자연건조하면 며칠이 걸린다. 그것도 계속 뒤섞어가면서..
그리고, 뒤섞다보면.. 쌀이 무사할지 걱정이다. 섞는 도중 쌀끼리 혹은 섞는 도구랑 부딪혀 쌀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조는 뭘 건조할지.. 대상을 보고 맞는 건조방식을 결정해야 옳다.
황태말릴때 풍건한게 좋다고.. 쌀까지 그렇게 말리는게 좋다는 건.. 비약이다.
그리고, 대개는 기계로 말리는 게 좋다.
왜냐면 자연의 그 건조방식을 기계에서 그대로 구현하여 만들기 때문이다.
낭만주의에 취해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자꾸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게 좋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굉장히 멋있고, 맛있을 거 같지만..
실제로 그사람들은 맛은 어디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과학적으로 얘기해보자 하면.. 금세 바닥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
난 맛을 주관적으로 판단할 능력은 없다.
예전에.. 회사에서 관능패널 모집할때.. 단맛과 짠맛을 잘 구분못해서 떨어진 사람일 정도로 입맛이 예빈하진 않다.
그래서, 누구보다 맛을 기계로 분석해서 수치화 객관화된 지표로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수치화된 결과를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반의 언어로 풀어서 얘기해주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과학적 데이터가 뒷받침 되지 않는 논리는 허상이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객관적 데이터를 내는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제일 누구보다도 과학적으로 설명해야할 과학자들이...
자꾸 방송에 나와서 왜 주관적인 얘기를 하는 건지.. 원.
얼마전에 올린 한의사도 그렇고..
어제 유튜브보다가 유퀴즈에 출연한 어느 의사가 그냥 뇌피셜로 XX는 건강에 나쁘다며 실컷 떠드는 거 봤는데...
결국은 그 사람도 쇼닥터일 뿐이구나.. 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의사나 교수라는 위치, 또는 직업이 주는 권위에 너무 매몰된다.
한국사람들이 더 그런 거 같다.
방송이 그렇게 더 띄워주는 면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방송 프로그램에게도 난 불만이 많다.
미안하지만.. 과학자들사이에서의 진검 승부는.. 데이터로 하는 거다.
누가 더 오래 연구했나, 누가더 높은 지위에 있나, 말빨이 더 쎈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