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쌀단백질 생산준비

쌀단백질에 대한 수요는 넘친다.



내가 쌀단백질을 만든다는 걸 알면, 달라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는 제대로 된 제조공장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국내에 쌀단백질 생산 설비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고차원 장비도 아니다. 그저 여과와 농축 장비인데.

공용장비는 넘쳐나지만, 기계 고장을 이유로 사용 자체를 막는다.

신기술 개발보다 설비 고장이 더 걱정되는 곳.



"이게 대한민국 식품바이오의 현실이다."



개별기업에 설비 보조금은 안 주면서, 공용장비를 쓰라고 유도해놓고,

정작 그 공용장비는 고장난다며 못 쓰게 한다. 전국이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다. 대체 왜 그럴까???


그래서 우리가 직접 최소 70억 이상을 추가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액 투자를 받겠다는 게 아니다.

씨드머니만 확보되면, 나머지는 담보대출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항상 발목이 잡혔다.


아이엔비솔루션즈 초창기부터 그랬다.

기보대출을 일찍 받았다가 정작 필요할 때 대출이 막혔고,

그러는 사이 '창업 후 7년'이라는 투자 한도를 훌쩍 넘어버렸다.

결국 연구용역과 컨설팅으로 12년을 버텨왔다.


그 경험 이후 다짐했다.


"초창기에 기보·신보 정책자금은 절대 받지 않겠다."라고...


신기술 창업 초기에 그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매출을 낼 수 없고,

설령 냈다 해도 '제조업 매출이 아니다'라며 인정을 안 해주니까.


요즘은 분위기가 조금 바뀌긴 했다.

초기 기업의 매출 부진은 이해하고, 기술력만 좋으면 지원해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또 막힌다.


"식품 분야에 압도적 신기술이 어딨냐?"라는 문제.


1990년대에 들어 '농림수산식품신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식품 신기술에 대한 연구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 지원이 건강기능식품 분야에만 집중되다 보니, 나머지 가공 영역은 기술력이 인정받을 기반 자체가 무너져버렸다.


거기다 푸드테크 시장은 더 심하다.

실체 없는 기술로 포장된 업체도 많고, 기술 없이 스토리만 파는 곳도 많고.

그런 회사들이 정부지원금을 자꾸 따내니..

왜 특정 기업에만 정부 R&D 과제가 몰리는지.

경쟁사를 꺾고 싶다며 나한테 기술을 알려달라고 찾아오는 대표까지 있었다.

심사위원과의 카르텔이 있는지는 난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겉보기에만 좋은 기술을 '괜찮다'고 평가하는 심사 수준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얼마전 IPET에서 신기술 수요조사 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도 그냥 씹었다.

기획과제 수준이 뻔히 보이는데, 뭘 기대하겠나.


"결론은 하나다."



내 기술의 스토리를 더 잘 다듬어서,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기술임을 세상에 직접 알리는 것.

그래야 제대로 된 투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


대기업을 떠나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

대기업 시절부터 포함하면 쌀 연구와 사업화는 거의 20년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회사에서 답이 없다는 판단에, 쌀단백질 아미노산 조성 파일 하나를 건네받았다.

'모유와 유사하다', 'Non-GMO 인증'. 딱 한 장짜리 리포트였다.

마케팅하려 해도 이 한 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기에,

한 달 만에 그 한 장을 50페이지짜리 보고서로 만들었다.


요즘은 AI가 그 정도는 금방 해내지만,

그때는 내가 직접 표를 만들고, 그림을 붙이고, 글을 다듬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농대를 나왔는데, 왜 나는 쌀에 대해 이렇게 몰랐지?

왜 외국에서 연구가 더 많이 됐지?"*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 감정이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


"쌀단백질 + ISOT 5종 쌀 소재 생산공장 확보."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한 과제다.


따라서 투자+대출을 통해 최소 70억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씨드머니만 확보되면, 나머지는 담보대출로 진행할 계획이다.



창업 15년, 쌀 연구 20년.

이제는 기술의 스토리를 세상에 직접 알릴 때다.

쌀단백질이 왜 세상을 바꾸는 소재인지, 더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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