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Biotechnology 활용한 차세대 유망 소재
많은 식품회사들이 당을 대체하여 혈당상승과 비만에 대한 걱정을 접어두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 걱정없는 건강한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의 탐색 발굴이 필수적이며 그중 단맛 강도가 설탕보다 매우 높은 감미도를 가진 고감미소재는 매우 인기있는 연구테마로서 새로운 천연감미료의 개발은 글로벌 식품회사들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천연고감미소재라고 하면 보통은 스테비아추출물이나 나한과추출물 등 허브추출물을 많이 떠올리나 감미도가 수천배에서 수십만배까지 달하는 또다른 종류의 감미소재도 있다. 바로 식물 당단백질이다.
토마틴과 모넬린, 바이오기술로 대량생산가능한 고감미신소재
토마틴(Thaumatin)은 설탕의 약 3,000배에 달하는 감미도를 가진 식물단백질로서, 아프리카 서중부의 나이지리아, 자이르, 콩고 등에서 나는 katemfe라는 식물의 씨앗에 존재한다. 토마틴은 설탕과 거의 유사한 감미도를 지니고 있기에 다른 감미소재보다 매우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Katemfe의 열매를 곤충이 먹을 경우 맛감지 수용체에 수시간동안 결합해 있기 때문에 곤충이 맛을 못 느끼게 되고 미각에 마비가 오며, 결국 이 물질을 한번 맛본 곤충들은 다신 맛보지 않으려하기 때문에 곤충기피제로서도 충분히 사용가능한 물질이다. 문제는 이 나무열매에 토마틴 함량이 비교적 작은 수준이고 주산지가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분쟁지역인 탓에 나무열매 수확과 유통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토마틴을 생산하는 katemfe 나무열매는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매우 귀한 원료가 되었고, 여기에서 추출한 95% 토마틴 추출물은 원료값에 위험수당이 붙어 kg당 1천만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웬만한 귀금속이나 보석보다 귀한 물질인 것이다.
토마틴의 상업화는 1970년대 후반 Tate & Lyle에서 , 가나, 아이보리코스트, 라이베리아 등에 katemfe 농장을 경영하면서 Talin이라는 브랜드로 최초로 시작하였다. 생산공급과 미각마비, 단백질 고유의 용해도 저하문제 때문에 토마틴은 발현유전자를 규명해내어 유전자 삽입을 통한 재조합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접목하여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연구되어왔다으며, 이후 Unilever사에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하여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시작하였다. 산업적 이용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1980년대 중반 미국의 식품회사인 Beatrice Foods사에서 토마틴 생산 유전자를 효모에 삽입하여 발효를 통해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이후다.
한편, 모넬린(Monellin)역시 서아프리카에 자생하는 세렌티피티 베리 열매에서 추출한 단맛을 갖는 식물단백질이다. 모넬린의 분자량은 10.7kDa이고 토마틴처럼 2개의 단백질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미도는 설탕의 약 2,000배이며, 약간의 아린 뒷맛을 가지고 있지만 설탕과 매우 유사한 감미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토마틴과 똑같이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한 대량생산 기술이 연구개발되었는데, 이 둘 사이에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둘다 천연에서 생산할 수 있는 원료 자체가 적어 비교적 고가인데다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찌감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한 대량생산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1987년 5월 17일 MBC뉴스에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고감미단백질소재 모넬린을 재미 한국인 과학자인 김성호 박사가 유전공학기술로 개발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는데, 사실 이 기술은 모넬린과 토마틴의 대량생산에 관심있었던 국내의 한 대기업의 투자에 의해 추진된 것이었다. 특히, 모넬린은 천연물 자체로는 수용성단백질 특유의 pH나 온도변화에 따른 용해도 저하를 피할 수 없었지만, 재조합 유전자를 효모에 삽입하여 개발된 새로운 모넬린은 이러한 용해도 저하 문제를 해결했고, 감미도도 설탕의 4천배까지 상승하여 상품화 가치가 더욱 향상되었다.
생합성 당단백질, 식품안전성 승인문제로 상품화 부진
재조합 유전자를 통해 대량생산되는 생합성 토마틴과 모넬린은 이후 상품화 과정에서 식품안전성 승인이라는 벽에 부딪혀 아직까지도 상품화가 부진하다. 토마틴은 미국, 유럽, 이스라엘, 일본, 한국 등지에서 식품첨가물로서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이것은 천연에서 추출한 제품에만 한정되었고, 미국에서는 일반 GRAS가 아닌 FEMA GRAS 리스트에 등재되어 풍미증진용으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모넬린은 일본에서만 식품첨가물로 사용승인이 되어 있을뿐 아직 세계 각국에는 식품으로서의 사용승인이 되어 있지 않다.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새롭게 만든 토마틴과 모넬린은 지금도 산업바이오 및 의약품용 단백질 생산에 사용되는 효모균주를 사용하여 대량생산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기에 비교적 안전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두가지 물질의 대량생산 연구중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대량생산연구 중 문제가 생겨 현재는 감미료로서의 생산연구를 중단하고 간간히 학술연구로만 진행되고 있다. 일설에는 실수로 재조합 유전자가 외부유출되어 연구소 주변 식물에 감염되면서 이것을 먹은 주변 곤충이 몰살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미국 정부에서 연구를 금지시켰다라고 하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상업화는 중단되었지만 토마틴의 경우엔 유사유전자가 쌀, 보리등 등 각종곡물류에 존재하고, 아그로박테리움을 매개로 하여 유전자 삽입이 비교적 잘 되는 관계로 곤충의 미각을 잃어버리게 하는 물질특성을 이용하여 국내외에서 병충해 내성 종자 개발용으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첨단 융복합 바이오산업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단백질 대량생산 기술
토마틴과 모넬린 외에도 미라쿨린(Miraculin), 펜타딘(Pentadin), 브라제인(Brazzein) 등 천연 고감미단백질소재는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으며 이들 단백질의 바이오공학을 활용한 대량생산연구 역시 꾸준하게 진행되어오고 있다. 이중 미라쿨린은 일본에서 1996년 식품첨가물 승인을 받은 이래 꾸준히 연구되어오고 있으며, 브라제인은 현재 Cweet라는 상표로 판매되고 있으며 재조합 바이오기술에 의한 대량생산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당류 사용을 규제하는 최근 동향을 볼 때 한때 글로벌 최고수준으로 진행되었던 고감미단백질 소재 개발을 다시 한번 검토해봐야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응용한 단백질 대량생산 기술은 식품, 효소산업, 단백질 의약품 개발 등 여러영역의 산업에 공통적으로 사용가능한 첨단 기술이라는 점에서 식품업계에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