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벗어나 보자
어떻게든 일로부터 도망치려고 노력해 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도망치려고 하면 할 수록 더욱 일에 지배 당하는 꼴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몇달 동안 해왔던 일들을 어떻게 발전 시킬까 보다는 사업이라는 자체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새로운, 하지 않았던 일을 하는게 아니였고 그동안에 해왔던 일들을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지속시켰기 때문입니다. 누가 오더라도 쉽게 일을 이해하고 처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위해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을 정하는 일부터, 주말에는 어떻게 근무를 할 것인지, 퇴근시에는 매장폰을 개인 핸드 폰에 착신을 걸것인지 말것인지, 사업을 하지 않고 직장생활을 했었더라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작은일들도 크게만 느껴졌던 시기가 아니였나 합니다. 하루에 꼭 처리해야 할 일들을 하나의 루틴을 만들기도 했으며 일을 처리하는 순서, 어떻게 하면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것인지 고민고민을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1인 자영업자에 최적화된 시스템(일)을 만들어 왔고 또 하루하루 보완을 해가며 여러해를 거쳐 오며 이제는 거의 완성이 되었다 싶을 정도의 생각이 들게 되는것 같습니다.
길게는 몇 개월씩 파트타이머를 고용하기도 했으며 사업초기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기도 했었는데, 내가 잘 만들어 놓은 시스템속에 자리잡게 해주면 고용이라는 부분은 간단하게 끝이 날것 같은 환상속에 잡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그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고 새로운 사람이 고용이 될 때마다 시스템에 적응시키는일도 만만치 않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시스템속으로 잘 들어 올 수 있는 또 다른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들 이었죠. 아, 이래서 큰 회사들은 신입사원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구나 나도 어쩔 수 없이 이런 시스템을 또 만들어야 하는구나 하며 또다른 숙제를 풀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시스템만 잘 만들어 놓으면 사업이 술술 풀릴것 같았지만 어디까지나 환상일뿐.. 아니면 시스템이 엉망이기에 그럴 수도, 아니면 때를 잘못 만났거나, 불가항력적인 외부영향으로.. 어찌되었던 꽤 오랜기간 스스로 1인 자영업자 사장을 자처하며 그렇게 출근부터 퇴근까지 90% 이상의 업무를 혼자 소화 하다보니 인건비로 지출되는 비용은 줄어 들지만 꽤나 생각보다 많아진 업무량으로 인해 퇴근을 하면 탈진 수준.. 주52시간 근무라는 이야기는 그냥 다른나라의 이야기인걸로.
1인 자영업자 사장님의 가장 큰 약점은 개인적인 큰일이 생겼을때 일을 하지 못하는 순간.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해 만약 격리기간을 갖게 된다면.. 나의 업무를 백업해줄 사람이 없다는 점.. 테엽 시계의 하나의 메인 부품처럼 내가 없으면 매장이 돌아가지 않는 다는 점. 결국 내가 없다는건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것. 혼자에 맞춰서 만들어 놓은 일(시스템) 자체가 점점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내가 일을 지배하고 있다고 큰 착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새로운 고용을 위해서 더 이상의 혼자만의 시스템은 그만 만들기로 하고 모두가,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겠습니다.
자영업을 시작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환상을 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1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직장인보다 시간적인 자유가 절대로 보장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