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아이는 오늘도 묻는다.
“틀리면 어떻게 해?”
그 물음은 내 어릴 적 마음과도 꼭 닮아 있었다.
다섯 살이 된 아이는 요즘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가 ㄱㄴㄷ부터 차례로 쓰며 외우던 방식과는 다르게,
요즘은 패드를 이용한 게임식 학습으로
‘통글자’를 익히는 방식이 많다.
아이와 한글 퀴즈를 풀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이거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틀리면 어떡하지? 엄마가 도와줘.”
단지 한글 공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아이는
요즘엔 그림보다 색칠 공부를 더 즐긴다.
이유를 묻자 조용히 말한다.
“그림이 생각한 것처럼 잘 안 그려져.
그래서 힘들고 어려워.”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처음엔 다 어려운 거야.
그 과정을 꿋꿋이 이겨내면 나중엔 더 잘하게 돼.”
그런데 말은 쉽지.
사실 나도 자라면서
수많은 실패의 두려움을 안고
포기하거나, 그냥 하기 싫었던 기억이 있다.
어릴 적, 나는 피아노를 열심히 배웠다.
특히 바흐의 인벤션을 연습하던 시절,
열 손가락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아
화가 나고, 지치고,
매일 하기 싫다는 생각뿐이었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곡을
열 번, 스무 번 연습하며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실패 속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 어른이 된 나는
피아노를 다시 친다면
꼭 바흐의 곡을 정복해보고 싶다.
실패를 두려워했던 그 시절의 나,
그 실패조차
사실은 아주 소중한 시도였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마흔이 되어도
실패할까 봐 시도하지 못한 것들이 여전히 많다.
그렇다면 다섯 살 아이의 세상에는
두려움의 대상이 얼마나 많을까.
조금이라도 틀릴까 봐,
예쁘게 그리지 못할까 봐,
마음속으로 수없이 망설이는 아이에게
나는 오늘도 다정하게 말해준다.
“괜찮아, 틀려도 돼.
실패는 네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야.”
그리고 그 말은
어쩌면 나 자신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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