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공주놀이를 하며 당당하게 걷는 아이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
나의 자존감은 지금 어디쯤 있을까?
요즘 우리 아이는 소위 말하는 ‘공주병’에 걸렸다.
“엄마, 나는 엘사 공주야.”
“엄마, 나는 라푼젤이야.”
“엄마, 나 예쁘지 않아?”
“선생님이 나보고 공주래.”
매일 공주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며 도도하게 걷는 아이.
이런 시기도 한때겠지 싶어
“그래, 너무 예쁘다 우리 공주님.”장단을 맞춰준다.
자존감이 뿜뿜하는 아이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
요즘 나의 자존감은… 어디로 갔을까?
스무 살엔 젊음으로,
삼십대 초반엔 커리어에 대한 열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해주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미래의 멋진 모습을 상상하며
어깨를 펴고, 걸음걸이도 당당해졌던 시간들.
어느덧 마흔을 앞둔 지금의 나는
‘나’라는 이름보다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
어느 회사의 직원으로 먼저 불린다.
그 정의들이 나를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나를 점점 희미하게 만드는 것 같아
서글퍼지기도 한다.
자존감이 곧 행복과 비례하지는 않지만,
가끔은 나 자신을 안쓰러워해주고
“너는 멋져. 잘하고 있어.”
다정하게 말해주는 시간이
정말 필요한 것 같다.
지금의 나를,
다시 한번
내가 먼저 안아줄 수 있도록.
#사라진나를찾는중 #엄마와공주놀이 #감정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