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버티는 하루’였다.
그런데 문득,
내일이 기대되는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지독한 감기로 일주일 동안
항생제와 소염제를 챙겨 먹었다.
몸이 나아갈 무렵이 되니
이번엔 온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다.
머리도 멍하고, 하루 종일 졸립다.
가장 힘든 오후 세 시,
오늘도 ‘버티는 하루’가 되겠구나 싶다.
문득,
일 년 365일 중에
‘버티는 날’은 몇 일쯤 될까 생각해봤다.
반대로,
아침에 일어나 “오늘이 기대된다”
생각했던 날은 몇 번이나 있었을까.
버티는 날이 더 많았을 거라 생각하니
괜히 스스로가 머쓱해지고,
한심한 직장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아이는
아침마다 유치원 시간표를 묻는다.
“엄마, 오늘 유치원에서 뭐하는 날이야?”
“응, 체육시간 있네. 체육복 입어야겠다.”
“와! 신난다!!”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체육 시간이
뭐가 그리 즐거운지,
눈을 반짝이며 일어나는 아이를 보며
문득 생각이 스쳤다.
하루가 기대되는 삶.
그건 어떤 감정이었더라?
뭔가 특별한 일이 있어야만
삶이 기대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면
이 반복되는 일상은
‘그냥 버티는 날’로 쌓여만 가다
어느새 무의미한 하루가 되는 건 아닐까.
스스로에게 그런 경계심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소소하게 일상에서 느낀 것을 끄적이고,
의미를 곱씹고 있는 이 순간이야말로
그 변화의 시작 아닐까.
하루를 다시 ‘살아낸다’는 마음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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