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잔소리가 늘어난 요즘,
다시 부모로서의 ‘울타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보호하되 가두지 않는 사랑에 대하여.
요즘 들어, 나는 아이에게 유난히 잔소리를 많이 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되돌아보면, 그 잔소리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안전에 대한 것이다.
“뛰지 마, 넘어져.”
“자전거는 앞을 보고 천천히 타야지.”
“그쪽으로 가면 위험해.”
아이와 외출할 때면 자주 입에 오르는 말들이다.
아이의 몸이 커지고 자신감이 붙으면서
이전보다 대담한 행동을 자주 하게 되었다.
겁이 많던 아이가 이제는 무섭다는 말도 줄었고,
조심성 없이 앞으로 나아갈 때가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혹시 다치진 않을까,
위험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곤 한다.
또 하나는, 사회적 규범이나 예절에 대한 것이다.
특히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내 잔소리는 더 많아진 것 같다.
“밥 먹을 땐 자세 바르게.”
“공공장소에선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다른 사람 이야기 함부로 말하면 안 돼.”
나름 ‘사람 사이에서 잘 지내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던 마음이었지만,
그 빈도가 잦다 보니
아이는 점점 불편한 눈치를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 잔소리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듣고 문득 웃음이 났다.
잔소리가 듣기 싫은 건
다섯 살짜리 아이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남편과 나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자주 말하곤 했다.
“우리는 아이에게 가장 큰 울타리가 되어주자.”
보호자이되,
의지가 되어주되,
그 울타리가 아이를 가두는 벽이 되지 않도록.
남의 눈치를 보게 하거나
불필요한 제약으로 아이 스스로를 조이지 않도록.
그 안에서는
마음껏 뛰놀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자고.
오늘 밤,
아이를 재우고 난 후
오랜만에 남편과 육아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의 피로를 툭툭 내려놓고,
조용히 우리의 초심을 떠올렸다.
“앞으로는, 잔소리는 정말 꼭 필요한 안전에 대한 것만 하자.”
“지시가 필요할 땐 이유를 설명해주고,
그 이유는 반드시 ‘남’이 아닌 ‘아이 자신’을 위한 것일 것.”
아이에게 커다란 울타리가 되어준다는 것은
결국 ‘보호와 통제’의 균형 위에 있는 일이다.
그 울타리는
더 단단해져야 하고,
동시에 더 부드러워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금 처음의 마음을 붙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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