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TCI 기질검사
“공무원 한다고? 너랑 너무 안 어울리는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듣는 말이었다.
의외라고, 혹은 부럽다고.
하지만 정작 나는…
늘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나는 이렇게 힘들까?”
사실 나도 공무원이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냥, “다 이 정도는 참고 살아가겠지”라며 애써 넘기곤 했다.
그날까지는.
어느 날, 우연히 기질과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는 TCI 검사를 알게 됐다.
솔직히 처음엔 별 기대 없었다.
나는 극도의 안정 추구형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으니까.
공무원, 딱 내 성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를 보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자극추구 86점. 위험회피 1점.
어라? 내가…?
충동성, 무절제 지표도 높았다.
충동성은 특히 무려 100점 만점 중 거의 100점.
어디서 봐도 ‘모험가형 인간’이었던 것이다.
“이거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요…”
검사 결과를 들고 상담가에게 말했더니, 그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원래는 자극추구형인데, 안정적인 환경에서 길러지면 본성에 뚜껑을 덮은 채 살아갈 수 있어요. 자기 자신도 모르게요.”
나조차, 나를 모르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기질뿐 아니라 후천적 성격도 보여주는 이 검사를 통해
나는 내가 왜 그렇게 대민 업무가 괴로웠는지, 처음으로 알게 됐다.
나는 공감은 잘하지만, 타인을 수용하는 능력은 낮았다.이타심도 살짝 낮은 편.
특히 ‘관대함’ 지표가 유독 낮았다.
누군가 내 기분을 상하게 하면, 나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반응하고 싶어졌다.
무례한 민원인에게 자꾸 예민하게 반응했던 이유.
그제야 퍼즐이 맞춰졌다.
이 검사를 통해 처음으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조금은 객관적인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공무원이 힘들었던 이유는
단지 조직문화 때문이 아니었다.
나의 본성과 지금의 삶 사이에 놓인
작은 괴리감들.
그 틈을
이제부터 천천히 좁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