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풀빛

어릴 적 내 집은

무허가 판잣집


대로 옆

엉뚱하게 서 있는

허름한 문을 열면

서툰 솜씨로 포장한

기다랗고 좁은 시멘트 길

그 끝에

입구를 마주한 세 집.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딸을 지키려다

사위를 찔러 죽인 할머니,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발음도 비뚤고

걸음도 비뚤고

손짓도 비뚤었지만,

빨간 네모 칸 가득

반듯한 마음으로

시를 썼던 영선이 이모,


그리고 우리 집.


연탄 피우는 냄새,

쿰쿰한 곰팡내,

얇은 판자 지붕 위로

쥐가 뛰는 소리,

비가 부딪히는 소리

한 집 같았던 세 집.


깜깜한 밤,

구덩이를 파 만든

공용 화장실을 가야 할 때

올려다 본 하늘


그 하늘을

가득 채운

은빛 별들.


작은 나의 머리 위로

빛나던 별들.

고단한 밤들을 향한

눈물빛 위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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