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빨래와 청소와 반찬 만들기와
아빠의 밤샘 술주정 참기를
매일 잘 해내셨다.
나는
매일 모든 걸 잘 참았지만
사실 어느 것도 참을 수 없었다.
욕이 섞인 고성과
집기 부서지는 소리로
채워진 밤들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베개로 얼굴을 감싸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잠은 늘 부족했다.
다음 날 아침이면
다섯 식구는
밥상에 모여 합의했다.
밥상에서 지난밤은 무(無)로 합의된다.
밥과 찌개와 마른반찬과 함께
지난밤 일도 함께 꼭꼭 씹어 넘겼다.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수많은 밤의 기억들.
구토감을 자주 느꼈으나,
평화로운 밥상에
어떤 말도 토해내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