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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트서퍼 Mar 26. 2022

순간의 욱함, 나를 특수상해범으로 만들 수 있다?

머리보다 손과 발이 앞서는 보복운전자들의 슬픈 미래

'아씨 저 XX가. 감히 나한테 빵빵거려?'

'와 칼치기를 하네. 너 오늘 나한테 죽었어.'


부웅-


밟는다.

누가? 그들은.


박는다.

누가? 서로가.


그리곤 어떻게 될까?

뭐 어떻게 돼,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거지. 그리고 보험사 부르고, 해결해야지. 저...자동차종합보험 있는데요?


그럴리가. 이 세상사가 그렇게 단순할 리가 없다.


이 세상이 교통사고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서 한번 잘 생각해보자. 어떻게 다루나? 그냥 부딪히기만 해도 목에 깁스하고, 한방병원 다니고, 합의금 요구하는 거 기본 아닌가?

보험사랑 과실비율 몇대 몇인지 따져서 푸닥거리하는 것은 덤이다.


에이~ 그건 알지. 그래도 어쨌든 보험사랑 해결하면 되잖아.


근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일반의 교통사고, 그러니까 '어?어~? 어!!! 쿵.' 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와 '아 저XX 오늘 내가 가만안둔다. 저승 보게 해준다.'로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후자에는 '고의'가 있다.

즉, 상대방을 위협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교통사고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한다'는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통사고에 또 무엇이 있는가?

교통사고의 필수전제조건. 바로 '차량'이 있다.


차량이 뭐? 당연히 교통사고는 차 타다가 발생하는 건데, 당연히 차량이 있지. 어쩌라고?


자동차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자동차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하고, 하차감이 좋은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은 욕망을 생각하고, 이내 구매하게 된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우리 삶의 당연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온 것 외에,

자동차, 그러니까 이 물건이 가진 외형적 특수성에 대해 고심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사는 사실이지만, 자동차는 최소 1,200kg이 넘는 '물건'이다.

무겁고, 단단하며, 모든 외형이 강력한 고철덩어리로 마감된 무시무시한 물건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번 상기하여 생각하지 않을 뿐, 자동차가 몹시 무거운 물건이라는 사실은 당연히 알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럼 이것은 어떨까?

자동차로 인하여 발생한 교통사고는 우리에게 어떤 잔상을 남기는가?


다친다. 우리 모두는 대부분, 그것도 최소 몇 주간은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그리고 당시에는 멀쩡하다고 웃어 넘기는 사람들도, 어느 날 자고 일어나면 팔 한쪽에 저림 증상이 발생하거나, 요통으로 좌식생활을 하기 어려운 후유증에 시달리곤 한다.


결국 보복운전의 3대 요소에는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와, 운전자의 고의, 피해자의 상해가 포함되어 있다.

이건 뭐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위험한 물건, 휴대, 상해. 특수상해 성공적.


즉 보복운전자들은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 규정되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요건을 내용으로 하는 특수상해죄의 외형과 완벽히 부합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보복운전자들은 생각하지도 못할 것이다.

특수상해죄는 심지어 벌금형으로 끝나는 죄도 아닌데다, 최소 처단형이 징역 1년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자주 이러한 행위를 하였으나 이번에 처음 경찰에 입건된 사람이라면 과거의 수많은 훈방조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번만큼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이제 그들은 순간의 욱함으로 자존심을 건드리는 사람을 쫓아가다가  상황이 발생하였을 뿐이고, 그로 인하여 'XX 다쳤어? 나도 다쳤는데...형사님  정말 몰랐어요.'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뭘 몰라. 다칠 수도 있는거 알았지. 심지어 다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쫓아갔잖아요.


그리고는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할 때마다 이렇게 말하자신도 발견한다.

"일부러 쫓아간  아닙니다. 제가  마음대로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 죄가 되나요?  차선변경을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저도 가는 길이었어요."


맞는 말이다. 단지 가는 길에 감정을 실었을 뿐이지.


역시 자동차를  때에는, 아가페적인 마음을 장착하는 것이 좋다.


'나 운전자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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