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부단 고백

단유 거부 공언

by 빛율

가장 희고 맑은 것을

너에게 줄게.

하이얀 살결 위 검은 그것을

빨고 물고 쥐며

세상 가장 안온하고 달콤하게 쉬며 놀며

되살아나고 또 잠들기를 반복하는 너.


탯줄처럼 여전히 너와 나를 연결하고 있는

검은 내 젖을 거뭇하고 단단한 너에게 물리는

세상 모든 게 멈추는 순백의 시간.

30개월의 시간이 영원으로 흐르길 바랐다.


그러나 이제는 안녕을, 단절을, 거리를,

독립을 배워가야 할 때.

받아들여야 할 때.


내게서 너를 꺼내놓았던 날의 상실감과 환희가

나를 까만 밤 홀로 오래 흐느끼게 했듯이

내 젖에서 너를 떼어놓는 일도

너와 나를 오래 허전하고 절망하게 하며 울릴 것인데도

우리는 해내야 한다.


어느 부족은 아직도 아이가 원할 때마다 물리며 원할 때까지 먹인다고도 하는데

유독 이 세련된 나라에서는 근대화 이래 갑자기 젖먹이를 오래 하는 어미를 희번덕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인지 도통 하얀 물음표 가득

너와 내 얼굴 가득 슬프고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우리는 한사코 더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예닐곱 살 아이가 찾지 않을 때까지 먹였다던 엄마들의 이야기처럼 나도 그런 자연스러운 작별을 바랐다.

그러나 검은 밤에도 수시로 검은 점을 한사코 찾아내는 너와 나의 하얀 밤을 더 깊고 까맣게 물들여야만

너와 내가 산다.

수시로 찾아드는 허기와 마디마디 통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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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자주 읽으며, 가끔 노래를 짓고, 더 가끔 그림을 그리는 갓난 아이의 갓된 엄마. 주로 무용한 것들에 마음 뺏기지만, 요샌 유용한 것들(요리,육아)에 (바)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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