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일기
"아름다운 날들도 한 번 기록해 보세요."
누군가 그랬다. 행복할 때 글을 써 보라고.
주로 답답하고 속상할 때 글로 화와 슬픔을 걷어내는 나에게.
행복한 순간에는 글 쓸 생각이 안 나요.
그냥 그 순간에 더 편하게 머무르고 싶어요.
글 쓰는 게 엄청 편안하고 행복한 일은 아니잖아요?
말하자면 좀 집요해져야 하잖아요.
내 마음, 이 순간을 풀어쓴다는 게.
설명해 낸다는 게.
납득할만한 글로 객관화를 거쳐야 하니까요.
평화롭고 그림 같은 순간마다 그 조언이 문득 스쳐갔지만
쓰지 않았다.
아직 뱉어낼 슬픔과 고단함, 분노와 부조리한 마음과 생각들이
아직 어지러운데 왜 굳이 이 순간을 놓치고 다시 그 복잡함 속으로 들어가겠는가?
멤버십 작가가 되고부터 되려 글을 쓰지 못한 변명이 참 길다.
이토록 무책임한 작가이면서 감히 이직을 생각하고 꿈꾸다니 괘씸하고 무엄하다!
감사히 본업으로 돌아가야겠다며 내 불성실함에 나 또한 적잖이 포기했다.
나 엄마잖아요.
엄마 됨, 엄마노릇에 심취한 채 31개월을 살았다.
기나긴 명절 기간 동안 그 노릇 내려놓고 딸내미이던 나로 돌아가
그저 주는 대로 먹고 자고 놀았다.
가족들이 있으니 늘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끊임없이 책을 읽어주지 않아도,
하원 후 일정을 고민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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