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갓 된 엄마

나의 두 번째 엄마에게

시엄마 말고 두 번째 엄마

by 빛율

엄마, 우리 예쁜 엄마.

엄마라고 부르자던 우리 그 첫 마음이 벌써 까마득할 정도로

우리 반십년을 함께 지나왔네요.

몸은 멀리 있지만 전 항상 엄마랑 같이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요.

엄마가 주신 음식을 먹을 때, 주방에서 씨름할 때, 애기 아빠랑 다툴 때, 집안일로 육아로 엄마와 아내 됨이 가끔 버거울 때도.

꼭 다 지켜보고 계신 것 같아요.


엄마에게 얼마나 많은 편지를 마음으로 썼는지 몰라요.

창피한 일도, 속상한 일도 있었어요.

죄송하고 감사한 일은 이루 다 말할 수도 없지요.

참 오랫동안 과분하게 예쁨과 대접을 받았어요.

어느 순간에는 내게 많이 실망하고 서운하시구나,

서로가 서로를 많이 내려놓고 놓아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꼭 제가 첫 번째 엄마아빠에게서 처음 독립하던 시간들처럼요.


저는 어느덧 첫 번째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산 시간이 같이 산 시간만큼 길어졌어요.

애기 아빠도 곧 집 떠난 지 10년이 되어가네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엄마의 그 무수한 세월들을 가늠하며

항상 마음 아프고 존경스러워집니다..

어떻게 가정주부로 살면서도 엄마는 그토록 세상이치에 밝고 명민함을 유지하셨을까.

처음에는 그저 배우고 싶고 멋져 보이던 엄마의 그 모습이

지금은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얼마나 매 순간 긴장하고 종종거리며 시간들을 보내셨을까 조금은 알 것 같아서요..

살림도, 가족을 돌보는 일도, 공부도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완벽하게 해내시기까지 얼마나 내내 신경을 오만가지로 쓰고 살아가셨을까.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봐야 희극이라고 하기에

서로 좋은 것만 보이면 그건 남인 거니까요.

안 좋은 것만 보이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서운하고 그래야 진짜 가족이 되는 건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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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자주 읽으며, 가끔 노래를 짓고, 더 가끔 그림을 그리는 갓난 아이의 갓된 엄마. 주로 무용한 것들에 마음 뺏기지만, 요샌 유용한 것들(요리,육아)에 (바)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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