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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율 Jan 07. 2024

우린 서롤 먹여 살려야 해

"아빠는 너를, 나는 아빠를 먹이는"이유식 5개월차  세가족의 식사 일상

너를 먹이는 아빠를 먹이는 엄마만 스스로 밥을 먹는 주말 저녁.

평일에는 내 밥을 챙겨주는 이가 딱 한 명만 있다면 하고 생각했어.

진지하게 전문가를 고용해 도움을 받을까도 생각했지.

잘 먹어야 네 밥(젖)이 나오는데

이번 주 잘 챙겨 먹지 못해선지 젖양이 확 줄어들거나 네가 빨아도 안 나오는 기분은 처음이라 좀 놀랐어.

단유 하고 싶지 않은 건 엄마가 더 간절할지도 모르겠어.

젖 물려 재우지 않겠다는 다짐은 잠시 접어두고

그저 젖물잠시킬 수 있었던 시간과 너와 나의 능력(?)에 감사하기로 했어.

젖양이 줄어들면 젖물잠 습관이 자연스레 사라질 수밖에 없겠지?

어린이집에 보내자니 서운해서 하루하루가 더 소중해.

그러다 종일 너와 있다가 밥을 못 먹은 날엔 생각하지. 잠깐만 나를 위해 밥 먹고 운동하는 시간이 간절하다고.


젖양이 부족했는지 조금만 먹고 떼구루루 굴러 수유쿠션에서 침대 위에 착지한 너는 한 바퀴 더 구르더니 발라당 누워 잘 준비를 하고 발을 동동.

애정 어린 손길로 마사지해 주니 울지도 않고 어느새 눈감고 몇 분 안 되어 잠이 들었어.

가끔 이런 마법 같은 순간들을 콕 박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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