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그렇게 맨날 남의 얘길 할까.
나는 사장 딸이 뭘 하는지 하나도 안 궁금한데.
왜 내 얘긴 안 궁금해할까.
왜 물어보지 않고 자기 얘기만 저렇게 할까.
괜히 티브이 소리가 안 들린다고 조용히 하라며 짜증을 내곤 했다.
그런데 결혼해 보니 내가 그렇다.
내 얘기는 닳고 빤하여 상대가 잘 들어주지 않는다.
엄만 네 얘길 묻는 법을 모른다. 네가 짜증만 내고 입을 닫을 것 같아 묻지도 못하겠다. 그러니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남의 얘길 한다. 가족 간의 얘기는 걱정이나 잔소리를 낳는다. 서로 쉽게 서운해지고 상처가 되기도 하니까.
남편에게 신나게 남의 얘기를 할 때 대화가 더 편안하게 오고 가는 걸 느끼고 문득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가 참 많이 외로웠겠다. 외로워서 남얘기를 했겠구나. 뭐라도 말하고 싶었겠다.
내일은 웬일로 엄마한테 전화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