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교육 모임이 아닌 노출 모임이 되려면? 우당탕당 모임 시작
영어 이중 언어 교육에 관심이 있으면서, 같은 동네에 살고, 아이 월령이 비슷하며, 육아관과 양육 스타일마저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란 로또만큼 어렵다. 그래서 '미취학 아동'으로 연령대도 오픈, 지역도 수도권 전역으로 오픈하다 보니 모임 진행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먼저 월령이 다르니 낮잠 시간이 달라 시간을 정하기 어려웠으며,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와 가정보육하는 아이가 혼재해 있어 요일과 시간대를 하나로 고정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어떤 아이들은 생체리듬과 무관하게 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고민했다. 이게 맞는가? 모임을 우선 성사시키려다 보니 내 아이의 니즈는 항상 뒤로 미루고 모임원 모두의 니즈를 먼저 맞추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모임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내 아이에게 미안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게 뭐라고. 네가 잘 자는 일보다, 잘 먹는 일보다 더 중한 건 아닌데 하면서.
같은 지역이 아니다 보니 많이 멀지는 않지만 오래 차를 태우는 것도 아이에게 미안했다. 오가는 차 안을 채우던 아이의 울음에 처음엔 다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눴다! 역할도 책임도 품앗이로 나누어가졌고, 모임의 요일과 진행자도 세분화해 선택 참여로 바꾸었다. 무엇보다 오래 함께 갈 수 있도록 아이들의 건강을 우선시하자고 입을 모았다. 우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였으니 그것만으로 힘이 되었다.
첫 모임에서는 엄마들끼리 만나 엄마들의 영어 공부 동기를 나누고 간단히 영어로 입을 트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지역 모임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만났다. 엄마들끼리 앉아서 영어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노출만 하자는 계획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이제 걷고 뛰기 시작한 월령대의 아이들은 엄마 없이 혼자 놀기 어려워하다 보니 엄마가 눈길을 주지 않는 시간들을 심심하고 지루해했다. 엄마가 처음으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자니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내 아이가 그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나 영어 노래 부르기 등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지양하기로 했던 아이 중심의 영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문화센터 수업처럼 되어서는 안 되는데...'
'자연스러운 노출'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 모임원에게서 이런 의견을 들었다.
"오늘은 좀 학습적이었어요."
아, 정말로 뼈를 맞은 기분이었다! 맞아, 우리 모임의 취지는 이게 아니었는데.. 공부가 필요했다. 언어 교육에 정답도 지름길도 없다지만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 모임의 뜻을 함께하며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서로를 붙들어주는 서로가 있어 든든하고 힘이 됐다.
'나는 새 영어 전집을 사들이는 그런 열혈 엄마는 되지 않을 거야.'
하며 지그시 감고 있던 눈을 뜨기 시작했다. 휘둘리지 않으려다 보니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이제 조금씩 아이를 보며 나도 아이도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나가야겠다. 나는 천군만마를 얻었지만,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는 기분이었고, 모국어 언어지연에 대한 두려움은 늘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