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하루로 산다는 게

오십일곱 번째

by 예원



가끔 하루를 마무리할 때, 하루를 오롯이 태우고 재만 남은 느낌 일 때가 있다.

자기계발 혹은 생산성을 위해 틈 없이 시간을 소비하며 산다해도

묵묵히 앞으로의 삶을 걸어가고 있는 감동까지는 없었다.


오히려 하루를 조용히 묵상하면서 아침을 시작할 때, 더 하루를 사는 기분이었다.

요즈음엔 다른 이유로

오늘이 그저 지나가는 오늘이 아닌 걸 더 깊이 체감하게 됐다.


일주일 동안 설모가 왔다 간 덕분에. 오늘을 하루로 사는 느낌이다.

설모가 두발로 일어선 오늘.

겨우 2cc나 먹던 설모가 분유를 8cc 먹은 오늘.

우리 설모가 오늘도 살아남아 준 오늘. 매 순간이 기적 같았다.

그리고 살기 위해 열심히 잠자고 먹으려 애쓰는 모습 자체가 감동이었다.


... 나도 하루는 절룩거리던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기도 하고,

두발로 우뚝 서듯 일어난 오늘을 보낼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남으려 더 잘 살아보려 오늘을 하루답게 묵묵히 하루답게 산다.


설모가 그렇게 살아내려 묵묵하게 매 순간 온 힘을 쏟은 것처럼.

온 힘을 다 해. 오늘을 하루답게 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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