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 / 억누름

#169

by 예원

관계 속에 상처가 있을 경우 마음을 숨기고 억누르고 있다 보면, 말도 안 되는 부분에서 화를 내 거나 이해가 안 되는 지점에서 회피하는 일이 생긴다. 혹은 화병처럼 감정이 몸에 쌓여 배가 아프거나 살이 아프기도 하고 결국 그러다 예민해져서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상대가 불편할까 시작한 배려가 어느 순간 진심을 가리기 시작하고, 두려운 마음에 급급하다 자연스러움을 잃은 적도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친구는 나를 볼 때마다 '선비병' 기질이 나를 괴롭힌다고 말한다. 억누르는 걸로는 도저히 유연함을 가져갈 수 없다는 걸 너무나 깨닫는다.


요즈음에는 당장 감정을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는 보류하더라도, 감정을 표현하는 것까지 보류하지 않기로 했다. ㅡ 그렇게 억누르던 마음을 조금씩 내버려두고 있다.


억지로 그러려 그런건 아닌데, 그냥 더 이상 억누르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행동이 바뀌기 시작했다.


언젠가 나에게 알맞은 지점을 또 찾겠지. 어느 날 갑자기 수면장애가 나아진 것처럼. 또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유연해지면 좋겠다.


* 가볍게 읽고 넘기려 했던 <컴 클로저>라는 책이, 의외로 나의 유연함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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