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입을 가볍게 놀리며 호기심이 당기는 대로 행동하며 20대를 보냈다. 무모했지만 무모 한대로 삶이 이어져왔다.
요즈음은 감정이 순간 일어나더라도 다시금 생각을 먼저 하게 됐다. 엄마 아빠의 삶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조금 더 엄마 아빠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왜 아빠는 매일 새벽 일어나 기타를 치고 기도하며 살았는지, 엄마는 왜 종로의 산들을 헤매며 지냈는지 모두가 이해된다. 그러면서 내 삶이 오히려 점점 투명하고 진득해지는 게 느껴진다. 나는 나이가 들면 무조건 불순물이 많고 더러워지기만 할 줄 알았다.
오히려 슬픔을 슬픔인 채로 받아들이고, 행복도 행복인 대로 받아들인다. 점점 진득하고 고요하게 바라보게 되면서, 오히려 더 투명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누군가의 고통도 나눠지고 싶다. 꽤 괜찮은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