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얼중얼

태정 선생님

#217

by 예원

20년 전, 광장동에 있는 작은 레슨실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흐트러짐 없이 초점이 또렷한 눈동자 덕분에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첫 만남이었다.


하지만 금세 선생님에게 스며들게 되었다. 그때 이후 몇년의 시간들이 인생에 참 많은 영향을 끼쳤다.


선생님은 레슨 하는 동안 음악을 연주하는 스킬보다 깊은 음악에 대한 여러 태도를 알려주셨다.

- 감정에 취하기보다, 스스로의 음악을 귀로 들으면서 연주할 수 있는 시각을 갖으려 노력하는 태도

- 무조건적 열심보다는 효율적인 열심을 고민하는 태도

- 다른 사람들의 연주를 통해 간접적으로 학습하는 태도

- 악보를 읽기 전에 음악을 먼저 느끼는 태도

- 연습의 외로움을 뛰어넘는 태도


당시에는 버겁고 힘들어서 연습실 안에서 혼자 흐느껴 울 때도 있었는데, 13살부터 연습실에서 보낸 5년 간의 시간이 인생에 대한 태도를 바꿔주었다. 그 태도에 대한 모든 가르침이 태정 선생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엄격하면서도 따뜻했던 선생님 품이 20년이 다 지나서까지 생각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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