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원 Aug 25. 2019

약해지는 자신을 보는 시간

2019년 8월 25일

몸에 에너지가 차오르지 않습니다. 산전 우울증 같은 것은 남 얘기라 생각했는데, 요즈음 제 모습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듭니다. 기력이 없고 속이 울렁거려 밤새 끙끙거리다 보니 아침이면 1.5kg이 빠져 있습니다:


내가 계획하고 하고 싶은 일의 절반 정도 겨우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이 감정을 알아줄 수 없고 혼자 견뎌야 하는 게 서럽기도 합니다.


조그만 상처나 위기에 엉엉 울기 십상이고, 그럴 때마다 바다에게 “미안해 바다야.”라고 말하면서 또 일어납니다.


그러다 얼마 전, 만삭으로 3주 후 출산할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가 저한테 이 말을 하더라고요. “10달 동안 희생할 수 있는 삶을 준비하라고 그러는 것 같아. 그러니까 충분히 생각하고 울고 지나가는 감정은 버리면서 가자.”


처음에는 바다와의 감동적인 스토리만 가득 채워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요. 현실은 역시 참 모든 게 예상 밖이에요.


내 에너지가 온전히 내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약해지는 자신을 보는 게 참 쉬운 일은 아니네요. 그래서 더더욱 빨리 바다의 심장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파고 들면서 감정에 빠지지 말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낫더라.” 라는 친구의 말고 새겨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나를 챙길 줄 아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