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는 왜 몰랐을까

일곱번째

by 예원

"너는 8년전 그 날이 단번에 기억이 났어?" 라는 친구의 질문에. 다시 한번 깨닫는다. 어제일도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운 내가 8년전 그날 오빠와 대화하던 순간의 느낌은 지우지 못한채로 살아오고 있었다.


대화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 사람과 살다 결국 한번즈음 부딪힐 수도 생각까지 했으면서. 그 때는 왜 몰랐을까. 암만 추측 해봐도 잘 모르겠다.


8년 전 1시간 대화했던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8년 후에 '안녕하세요. 예원씨'라고 연락이 왔을 때, 나는 '8년전 인터뷰인데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라고 대답했다.


오빠를 기억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줄 알면서도 당연했다. 나를 10년, 15년 넘게 나를 알아온 친구들에겐 어이없는 일이었다.

"너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있었어?"

"아니."

"8년 전에 만나고 계속 연락하고 지냈었어?"

"아니."

"너 사람 오래 보잖아. 괜찮아? 확신이 들어?"

"오래 안봐도 알 것 같아."

"어떻게 알아 그걸?"

"몰라...그냥 다 좋은데..."


20대의 숱한 날을 후회없이 살았다 생각하지만 오빠를 만나고 생각이 좀 바뀌었다. 8년전에 이 사람을 알아채지 못한 그 순간이 참 아쉽다. 어려서인지 무뎌서인지 왜 그땐 그게 서로를 끄는 감정이란걸.


왜 그땐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