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
한달 사이 세 차례 정도 20대의 몇몇 시간들이 꿈에서 스쳤다. 나랑 안 맞은 사람들을 이상하게 여겼던 20대 초반을 지나. 20대 중반즈음 말이 흐르기 전 마음에 집중하기 시작했던 시절까지. 그럼에도 내 부족함에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지 못해서 손을 놓아버린 사람들까지.
연인과의 깊은 관계는 내 한계를 마주하기 참 좋은 환경이다. 상대방을 사랑하고 상대방이 나를 더 알아주길 바라는 내 욕심. 바라는 것이 없던 사람이지만 그와 같아지고 싶었던 내 욕심. 나와 다를 수 밖는 당신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당신의 모양에 나를 우겨넣다 지레 지치게 만든 내 욕심까지.
그런 시간을 지나 오빠를 만났다. 여전히 나의 시선이 들어차는 순간을 발견한다. 그 때면 당황스러운 마음에 주춤거리다 내 부족함에 눈물 흘리며 한걸음 거리를 두고 물러선다. 이런 모자람이 부끄러워서. 다시 그런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아서. 나의 시선이 들어찬 마음으로 그를 재단하고 싶지 않다.
실수를 하지 않을수 없음을 알지만, 실수를 하지 않고 싶은 마음. 이것도 분명 내 욕심이고 이 욕심이 그와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낼 수도 있을거다.
그래서 이 욕심조차 내려놓고 내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의 모양에 맞춰 나를 우겨넣기 보단, 보다 온전한 모습으로 안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나를 이해하고 더 사랑하려 노력하게 된다.
조금이나마 더 온전하게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다. 이런 내 모습을 보며 '너에게 좋은 사람을 만난난거라' 하셨다. 맞다. 그는 '나에게 참 좋은 사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