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삶이 쌓여 갈수록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도 멀어져 가는것도 눈에 더 잘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더 그러하다. 30년 동안 그런 몇몇의 관계 경험이 쌓였다. 그래서 이젠 누군가와 가까워지면 멀어질것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하게 된다.
다행히도 누군가와 멀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 점점 빠른속도로 적응해가고 있었다. 최근 1년은 이 무뎌진 마음이 오히려 삶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좋았다. 가끔 찾아오는 외로움이 나를 갉아먹는 불안보다 낫다 여겼다. 회피의 방식으로 평안을 찾을때 즈음 오빠를 만났다.
막상 오빠를 마주했을 땐, 그 두려움 하나 때문에 커져버린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떤 때보다 더 정면으로 마음에 집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안감이 날 갉아 먹는 일은 한번도 없다. 함께 하는 것이 좋고 그 마음에 절로 집중이 되었다.
몇달전엔 비행기로 6시간이 걸리는 거리로 5일정도 떨어져 있었다. 신기하리만큼 멀리 떨어져도 불안하거나 고독하지 않았다. 그저 하늘을 바라보면 아련하고 그리웁고 보고싶을 뿐이었다. 불안을 떨치려 노력하던 시간들이 참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