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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Apr 18. 2020

출산을 했습니다. ‘안녕 바다야’

2020년 4월 12일 일요일 오전 10시 48분

출산 며칠 전부터 전조현상이 보이더니,

12일 새벽 1시에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출산 후 6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정신차리고 글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네요.


8시간이면 초산 치고는 매우 짧은 진통이었지만,

오전 9시 30분 긴급수술로 전환되어 전신마취에 들어간 터라, 세상에 나오느라 고생한 바다를 제정신으로 보지 못했던 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래서인지 출산 직후에는 모든 것이 얼떨떨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당장 깊은 모성애보다는 이 모든 상황을 적응하고 진통과 수술의 고통에 적응하기에 바빴네요.


신기한 것은 몸이 먼저 아이와 엄마의 생존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10달 동안 아이를 위해 부풀려왔던 자궁은 수축되기 시작하고, 이제는 바다에게 밥을 줘야 하는 몸으로 전환이 됩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과정이었고, 몸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제 인내심은 모자랐습니다.


병동에서 입원 4일 차에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새벽 3시에 콜을 부르며 "진통제 한 번만 놔주세요..."라고 말하다가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이렇게 분명 중간중간 어마어마한 고통과 고비들이 있었는데 신기한 건 벌써 잊히기 시작하네요. 6일 즈음 달려오니 숨이 쉬어집니다.


이제야 바다가 눈으로 마음으로 녹아드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 바다를 소개할게요.

안녕 바다야 +세상살이 5일 차


아직 병원 신생아실에 있는 바다는 온몸으로 세상과 싸우는 중입니다.


빨리 품에 안고 ‘사랑한다고, 우리 너무나 고생했다고 세상에서 열심히 같이 살아보자고.’ 이제는 제정신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믿기 어렵지만, 제가 엄마가 되었습니다.


‘안녕 바다야. 우리 함께 잘 살아보자.

그리고 우리 둘 다 건강하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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