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9일 목요일
코로나 19로 출산 후 부모님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예정일에 가까워졌고, 아빠와 엄마가 출산 전에 내 얼굴을 매우 보고 싶어 하셨다.
남편은 집 앞 작은 흙밭을 정리하는 것은 아버님께 부탁하면서 얼굴도 뵙자고 했다. 고마운 제안이었다. 아빠는 흙 전문가다.
연락을 드렸더니, 모든 일을 뒤로하고 우리 일정에 맞추셨다.
사위에게 불편함을 줄까 2-3시간 정도 일만 하고 가시겠다고 했다. 정말 그렇게 일만하고 아빠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딸이 출산 후 몇 달 동안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유일하게 바라보며 가꿀 정원의 흙을 가꾼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 저 작은 흙밭은 예쁜 테두리 안에서
나는 심기만 하고, 거두기만 하면 되도록 거름이 가득 뿌려져있다.
덕분에 집 앞에 온통 거름 똥 냄새가 가득한데
이게 싫지 않다.
아빠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리면서
부모가 된다는 내 현실에 대한
용기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