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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Apr 18. 2020

병동에 혼자 앉아 울던 새벽

2020년 4월 15일 수요일

출산 4일 차, 몸이 최고조로 고통스러웠던 날이었습니다.

아이는 너무 보고 싶지만 몸이 정말 부서질 것 같았습니다. 


8시간 진통으로 긴장했던 등근육은 바늘이 쑤시듯 아팠고

진통제를 하나씩 빼면서 수술한 부위가 아린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하필... 그날 새벽부터 젖몸살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3시 즈음 '악!' 하면서 순간 깨어나버렸습니다.

가슴에서 모유가 흐르고 있었고 

통증 때문에 나도 모르게 깨버린 것 같았습니다.

유축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기어가다시피 유축기를 찾았습니다.


이 고통을 도저히 맨 정신으로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새벽 3시 혼자 자리에서 울다가 병동에서 간호사분을 콜 해서

"진통제 좀 놔주세요..."라고 말하고 눈물을 닦았습니다.


그럼에도 출산 자체는 후회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 정도의 고통이 한 번에 몰려올 줄 몰랐다는 것이 슬펐습니다.


남편도 저도 예민해서 병원에 오래 있는 걸 견디지 못해서,

남편이라도 밤에는 집에 가서 자라고 했었는데

그 날은 같이 있어달라고 부탁할걸 그런 후회는 있습니다.


바다가 너무 보고 싶던 밤이었습니다.

차라리 바다를 품에 안고 수유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날 아침 정신이 들었을 때, 

또 한 번 엉엉 자리에 앉아 울었습니다.

엄마가 갑자기 생각나서 그랬습니다.


그럼에도 바다를 낳은건 후회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빨리.. 회복하고 차라리 바다를 안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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