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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Apr 23. 2020

온전한 타인이자 사랑하는 너를 위한 결정

2020년 4월 23일 목요일 새벽 4시 22분

아이가 신생아일 때는 대부분의 최종 결정을 제가 대신 내려줘야 합니다.

출산방법, 이유식의 종류, 모유 수유 기간 등등

모든 것이 제 의사결정에 따라 이 아이의 인생이 결정됩니다.


그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마음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가령, 내일 아침까지 아래 사항을 결정해야합니다.


저는 최소 바다의 100일까지는 면역을 위해 모유를 주고 싶습니다.

모유는 아기가 스스로 혀를 움직여 끈기있게 빠는 힘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설소대가 짧아 혀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면, 사실상 모유를 먹기가 힘듭니다.


헌데 바다의 설소대가 짧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 '설소대 시술'을 통해 혀를 자유롭게 움직이게 만들어준다

- 그냥 지금의 상태로 놔두고 모유가 줄면 그냥 분유로 갈아탄다



장기적으로 무엇이 옳은지,

혹여나 오늘의 고통이 트라우마가 되지 않을지 여러 가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이의 고통 또한 제가 경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공감하거나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와중에 최고의 적중률을 갖고 싶어서

내가 가진 모든 연고와 지식을 쏟게 됩니다.

그럼에도 예외와 이변이 가득하겠죠.


어떤 원칙을 기준으로 움직여야할까 생각했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결정에 있어서는, 단기적으로 '에라이!'라는 마음으로 막 나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를 위해서는, 온전히 사랑하는 타인을 위한 결정에 있어서는

더욱 인내를 갖고 장기적이고 보수적으로 기준을 두게 됩니다.


당장 바다와 제가 경험하는 잠깐의 고통이 향후의 위기를 줄여주느냐.

회피와 감상을 덜어내고, 더욱 장기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침마다 묵상하고 최대한 맑은 머리로 결정을 내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또 다시 이런 생각이 몰려옵니다.

'진정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결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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